요트 타고 펜션 가고…시민단체가 받은 세월호 예산 36억원 낭비 흔적

세월호 희생자 지원 예산, 36억원 337개 시민단체 지원
일부 단체, “요트체험·제주 여행·수영장 팬션 등에 펑펑”
서범수 의원 “희생자·유족 위해 제도 개선 시급”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유가족 및 피해자 구제·지원 등을 위해 쓰여야할 예산 일부가 시민단체의 여행 등 본래 목적과 전혀 다른 곳에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이 경기도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7년 이후 6년간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 및 피해자 지원을 통한 공동체 회복’ 명목으로 편성된 예산 110억원 중 36억원이 민간단체에 보조금 형태로 직접 지원됐다. 예산을 받은 곳은 경기도 기초단체 25개 행정동 아파트 부녀회, 입주자대표회의, 주민자치위원회, 학부모 단체, 시민단체 등 337곳에 이른다.

A협동조합의 2020년 10월 요트체험 사진. 서범수 의원실 제공

세월호 예산의 목적과 다른 곳에 예산을 사용한 사례가 많았다. 서 의원실에 따르면 A협동조합은 요트 체험, 렌터카 비용과 숙박비 등으로 400만원을 사용했다. 또 다른 단체는 조합원의 자녀들과 경기 안산시 단원구 대부도의 펜션으로 여행을 가 예산 200만원을 사용했다가 시 감사에서 적발됐다. C 민간단체는 2년간 세월호 예산 약 3300만원을 지원받아 가죽가방 제작을 위한 가죽재료 구입과 강사비용에만 약 3000만원을 사용했다.

 

특히 1900만원의 예산을 받은 D 시민단체 대표 김모씨는 자신의 남편인 이모씨에게 인쇄, 홍보, 강의 등을 맡겨 약 933만원을 지급했다. 게다가 자료집 제작부수를 500부로 신고하고 300부만 인쇄하다 적발됐다.

 

세월호피해자지원법에 따른 혈세는 곳곳에서 낭비됐다. 1000만원을 받은 한 상인회는 그 돈으로 상가 뒷골목 쓰레기분리수거함을 설치했고, 1500만원을 받아 신석기 시대 교구를 만들기도 했다. 또 1000만원을 받아 곤충표본액자를 만들거나 반려동물 관련 교육 등으로 1500만원을 쓴 곳도 있었다.

국민의힘 서범수 국회의원(울산 울주군)

서범수 의원은 “온 국민의 아픔인 4.16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 추모와 유가족·피해자 구제 및 지원에 쓰여야 할 국가예산이 다르게 사용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그동안 지원된 110억 원의 국민혈세가 제대로 쓰여졌는지 감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