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다’라는 라틴어를 어원으로 한 ‘르네상스’란 말은 부활 혹은 재생을 뜻했다. 예술가들은 중세 1000년 동안 잊혔던 고대 그리스·로마의 문화예술적 영광을 부활시키려 했고, 그리스 미술의 사실적 묘사와 조화나 균형 같은 미의 규범을 되살리려 했다. 르네상스는 서양미술사 최고의 전성기를 이뤘다.
회화에선 형태 묘사를 위한 비례론이 연구되고, 공간 구성을 위한 원근법이 창안됐으며, 해부학이나 생리학의 규칙도 창작에 적용됐다. 르네상스의 천재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회화가 과학과 같은 하나의 학문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술이 지적인 작업으로 여겨졌고, 미술가도 인문학자처럼 교양을 갖춘 지식인으로 대접받게 됐다.
이 그림은 다빈치가 기독교 4대 성인 중 한 사람인 성 히에로니무스를 그린 것이다. 그는 라틴어로 성경을 번역한 성인인데, 잡생각이 들 때마다 돌로 가슴을 쳤다 한다. 지금이 바로 그 순간 같다. 가슴을 치려 쭉 뻗은 손에 들린 돌과 고뇌하는 얼굴 표정이 무척 진지하면서 고통스러워 보인다. 히에로니무스 옆에는 항상 사자가 동행했는데, 나귀를 잡아먹었다고 오해받던 사자의 진심을 그가 끝까지 믿어준 것에 대한 고마움에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