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빅스텝에 뛰어오르는 예·적금 금리… 연 5% 대세로

시중銀 1년 정기예금 최고 4.6%
정기적금은 5.5%까지 ‘하이킥’
저축銀 이미 5%대 상품 잇따라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은 부진
시중자금 은행권으로 이동 가속
9월 수신잔액 한 달 새 36조 늘어

소비자들 예·적금 갈아타기 고민
“만기 3개월 안 남았다면 유지를”

한국은행의 사상 두 번째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등 기준금리 인상으로 수신(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연 5%에 가까워지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 부진이 맞물려 시중 자금이 은행으로 되돌아오는 ‘역(逆)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하는 추세다.

지난 13일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 붙은 정기예탁금 안내 현수막. 연합뉴스

16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국내 5개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판매하는 1년 만기 정기예금과 적금 금리(우대 적용 단리 기준) 상단은 각각 4.60%, 5.50%다. 이들 은행 대표 예금 상품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곳은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이다.

 

하나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하나의 정기예금’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 전후로 시장금리를 반영해 1년 만기 기준 연 4.60%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별개로 하나은행은 오는 20일부터 예·적금 등 총 29종 수신상품의 금리를 최대 0.95%포인트 인상해 적용할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 역시 별다른 우대조건 없이도 연 4.60% 금리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연 4.55%다. 불과 한 달 전인 지난달 14일(연 3.55%)과 비교하면 1%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은 한은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지난 13일부터 19개 정기예금과 27개 적금 상품의 금리를 최대 1%포인트 인상했다. 대표 상품인 ‘우리 WON플러스 예금’은 기본금리만으로도 1년 만기 기준 연 4.52%를 적용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대표 예금 상품인 ‘KB Star 정기예금’ 금리는 연 4.18%다. KB국민은행은 매달 1회 이상 시장금리 변동을 점검해 기본금리에 반영하는데, 한은 빅 스텝을 고려해 다음 주 중 수신상품 금리 인상을 단행할 예정이다.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이미 연 5%대 예금 금리 상품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잇달아 더 올리는 추세인 만큼 시중 자금이 증시 등 위험자산에서 빠져나와 은행 등 안전한 투자처로 되돌아오는 ‘역머니무브’ 흐름은 더 빨라질 전망이다. 또 은행 내에서도 금리가 낮은 수시입출식예금에서 정기예금 등으로 자금이 옮겨가고 있다.

한은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수신 잔액은 2245조4000억원으로 8월 말보다 36조4000억원 늘었다. 특히 정기예금이 32조4800억원 불어났다. 2002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월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예·적금에 새로 가입하거나, 기존에 가입했던 예·적금 상품 갈아타기를 고민하는 금융소비자도 늘었다. 이미 가입한 예·적금이 있다면 만기를 확인해보고, 만기까지 3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면 만기까지 유지 후 해지하는 것이 좋다. 정기예금을 중도에 해지할 경우 통상 납입 기간에 따라 기본금리(우대금리 제외)의 40∼80%에 해당하는 이자만 받을 수 있어, 금리 차이가 크게 벌어지지 않는 이상 갈아타는 데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은행권에서는 예·적금에 가입한 지 3개월이 지나지 않았다면 중도 해지하고 다른 상품에 가입해 좀 더 높은 이자를 받는 게 낫다는 조언도 나온다. 만약 만기가 1∼2개월 남은 상황에서 기존 예금보다 조건이 훨씬 좋은 한정 특판 예금이 나왔다면, 예금담보대출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새로 예·적금 상품에 가입한다면 만기가 짧은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