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처럼 온라인상에서 성적인 말이나 욕설을 했다가 통신매체 이용 음란죄, 이른바 ‘통매음’으로 입건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게임상에서 한 성적인 욕설도 통매음으로 처벌 가능해 고소 건수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통매음으로 입건된 피의자는 4991명으로 전년(2300명) 대비 117% 급증했다. 전년 역시 2019년(1591명)과 비교하면 44.5% 늘어났는데, 지난해엔 전년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 증가폭이 더욱 가팔랐던 셈이다. 성폭력처벌법이 제정된 2010년에 함께 생긴 통매음은 2010년대 중반까진 피의자가 1000명대로 유지되다 2016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다.
통매음은 온라인상에서의 모욕적 표현을 처벌한다는 점에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비슷하지만 공연성을 입증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모욕죄는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인 공연성이 입증돼야 죄가 되지만, 통매음은 성적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등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면 범죄행위가 성립돼 상대적으로 처벌이 쉽다. 또, 성폭력처벌법에 삽입된 조항이라 성범죄로 분류되기 때문에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3년간은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현직 공무원이라면 즉각 퇴직처리된다. 이 때문에 합의금 등을 노린 돈벌이 목적의 통매음 고소도 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통매음이 처벌이 쉬운 데다 형 확정 시 향후 취업에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통매음 사건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김형민 변호사(법무법인 태일)는 “우리나라 경찰서 어디를 가나 가장 바쁜 부서는 여성청소년과와 사이버수사과다. 요즘 여성청소년과엔 정상적인 업무가 안 될 정도로 통매음 고소가 쏟아지고 있다”며 “특히 합의금 등 돈벌이 목적의 고소가 많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게임상에서 한 욕설을 성범죄의 일종인 통매음으로 처벌하는 건 법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