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10명 중 7명 “올림픽 재유치 찬성”

市, 1000명 설문 조사

관광 활성화·브랜드 제고 등 기대
“대규모 적자 경제 손실 우려” 44%
市 “기존 시설 재활용 비용 최소화”

서울시민 10명 중 7명은 서울시의 하계올림픽 재유치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관광 활성화, 서울시 브랜드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다만 대규모 적자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17일 서울시가 지난달 20∼25일 서울에 사는 만 18세 이상 69세 이하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2.8%가 서울시의 하계올림픽 재유치를 찬성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2032 서울-평양올림픽’ 공동 개최가 무산된 뒤 서울이 단독으로 올림픽을 유치하는 것에 대한 시민 의향을 묻기 위해 진행됐다.



시민들은 서울이 올림픽 개최에 성공한다면 도움이 되는 부분으로 ‘외국인 관광 활성화’(81.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스포츠 인프라 개선’ 80.7%, ‘서울시 브랜드 가치 제고’ 80.5%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는 ‘대규모 적자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43.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올림픽 재유치를 위해선 경제적 손실에 대한 시민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회 종료 후 경기장 활용’(23.7%), ‘교통혼잡 문제’(23.0%)도 시민들이 우려하는 부분으로 나타났다.

올림픽 개최에 따른 소요 비용은 5조5000억원(1996 애틀랜타)에서 68조원(2008 베이징)까지 추정된다. 분야별로 보면 경기장, 선수촌 등 시설투자가 43%, 인건비, 물류, 경기 운영 등 운영비가 57% 드는 것으로 분석된다. 적자를 유발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시설에 대한 과잉투자가 꼽힌다.

시는 88올림픽 시설 등 그동안 건립된 국제스포츠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고 인천·경기 지역, 대학교와 민간에서 보유한 스포츠 시설을 공동 사용하면 시설투자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잠실과 올림픽 공원에 있는 88올림픽 시설은 재활용에 문제가 없다”며 “잠실 스포츠·MICE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 사업의 하나로 스포츠 복합단지와 잠실수영장이 신축을 앞두고 있고, 잠실 주경기장까지 리모델링이 계획돼 있어 시설에 있어 부족함은 없다”고 설명했다.

시설투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선수촌 건립 비용 역시 주택 재개발 사업 등을 활용한 민간투자 사업을 통해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스케이트보드, 브레이크댄스같이 대규모 시설투자가 필요하지 않으면서 젊은층의 선호도가 높은 오픈형 도심스포츠를 신설 종목으로 도입해 개최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 이후 2회 이상 올림픽을 개최한 나라는 6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호주, 그리스, 일본)이다. 평균 50년 만에 두 번째 대회를 개최한 점에 비춰볼 때, 1988년 이후 48년 만인 2036년이 올림픽 개최의 적기로 시는 보고 있다.

최경주 시 관광체육국장은 “서울이 다시 한번 올림픽을 개최하면 서울경제 활성화와 도시경쟁력 제고는 물론,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며 “서울 단독으로 유치를 추진하되, 남북 공동으로 개최할 수 있다는 열린 자세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