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위탁 논란’ 성남시의료원장 사임…건강 악화 이유

‘민간 위탁’ 논란을 빚은 경기 성남시의료원의 이중의(59) 원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하고 다음 달 원장직에서 물러난다. 건강 악화를 이유로 3년여간 이끌어온 시의료원을 떠나게 된 이 원장은 올 4월 연임에 성공해 잔여 임기를 2년5개월 남긴 상태였다. 재임 기간 노조와의 갈등으로 잦은 구설에 오른 그는 신상진 성남시장의 서울대 의대 후배로, 전임 은수미 시장 시절 원장직에 올랐다. 

성남시의료원. 성남시 제공

19일 성남시 등에 따르면 이 원장은 지난 18일 의료원 내부 통신망에 글을 올려 “이달을 끝으로 시의료원을 떠나게 됐다”고 퇴임을 공식화했다. 

 

퇴직 사유에 대해선 “여러 가지가 있다”고 했다. 일부 언론의 부정적 보도와 시의료원 민영화 논란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건강 악화로 원장직을 더는 잘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의료원이 힘든 과정을 지나고 있는 시기에 저만 빠져나가는 모양새여서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어 “원장 대행을 할 의무부위원장을 중심으로, 또 새 의료원장을 중심으로 합심해 시의료원을 우리나라 최고의 공공종합병원으로 만들어가는 여정을 흔들림 없이 가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적었다. 

 

이 원장은 서울대 의대 출신의 외과·응급의학과 전문의다. 2019년 4월부터 3년7개월간 병원장(2∼3대)을 맡아 왔다.

이중의 성남시의료원장

2020년 7월 정식 개원한 성남시의료원은 전국 처음으로 주민 발의로 추진돼 건립된 공공병원이다. 70여명의 의사와 85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대형 병원으로 509개 병상과 23개 진료과를 갖췄다.

 

하지만 개원과 동시에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에 지정되면서 업무가 과중되고 내부 구성원 간 갈등이 터져 어려움을 겪었다. 의사와 간호원 결원이 많아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에 최근 시의회 국민의힘이 민간 위탁 운영을 강제하는 조례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직원과 의료노조 등의 반대에 부딪혀 보류된 상태다.

 

앞서 신 시장은 한 라디오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매각’과 ‘위탁’의 차이를 강조하며 “대학병원에 위탁한다는 것과 공공의료를 포기하는 것은 전혀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민간 위탁 논란을 해명한 바 있다. 그는 “대학교에 위탁하더라도 시립의료원의 주인은 성남시이고 거기에서 적자가 나는 것에 대해 보전을 다 하게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