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를 찾을 때도, 맛집을 알아볼 때도 그리고 연인과의 데이트 장소를 알아볼 때도….
누구나 다양한 이유로 지하철 노선도를 자세히 들여다본 경험이 있을 터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노선도로 보는 부동산’ 등의 글도 눈에 띌 정도로 우리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현재는 복잡한 노선을 깔끔하게 정리한 모습이지만, 과거 자료만 봐도 투박함 그 자체였다.
◆1974년 초기 노선도는 어떤 모습?
비녤리보다 먼저 비슷한 시도를 한 이가 있었다. 코레일 측은 “30년대에 미술가 출신 영국인 엔지니어 헨리 벡이 비슷한 원리로 수도 런던 지하철의 노선도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벡은 실측 모양에 가깝던 노선도를 단순화해 역과 노선을 꼭짓점과 변(邊)으로 표현했지만, 당시 지하철 운영사는 지리적으로 정확하지 않다는 이유에서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호선별 색상’ 지정 기준이 한때 궁금증으로 대두했었다.
관련 문서 등을 살펴보면 내부 논의를 거쳤다는 설명 외에 별도로 언급된 기준은 없다. 다만 새로운 노선 추가 시 기존 색상과 겹치지 않고 눈에 잘 띄는지 따진다고 한다.
1기 지하철 1~4호선이 채도 높은 순색 계열인 남·초록·주황·하늘색을 썼다면, 2기 지하철 5~8호선은 보라·황토·갈록·분홍 등 적·황·청·백·흑 중에서 두 가지를 섞어 나온 간색(間色)을 썼다.
서울디자인재단에 따르면 노선도에서 1호선 CMYK(파랑 Cyan·자주 Magenta·노랑 Yellow·검정 Key) 값은 ‘100, 66, 0, 2’다. CMYK는 인쇄 분야에서 주로 사용하는 잉크 체계다. 2호선은 ‘80, 0, 90, 0’, 3호선과 4호선은 각각 ‘0, 63, 91, 0’과 ‘81, 10, 0, 0’으로 표기한다. 디자인에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해 남겨둔다.
◆코레일의 최신 노선도… 추가 노선 확대 대비와 가독성에 가치
코레일이 지난 6월 내놓은 최신 노선도는 가독성 향상 기술력의 집약체로 보인다. 추가 노선 확대에 대비하고 보기 쉬운 노선도를 제작하는 데 가장 큰 목적을 뒀다고 한다.
1호선부터 가장 최근인 지난 5월 개통한 신림선까지 총 23개 노선 색상을 명확히 구분했다. 이용객이 많은 주요 노선의 굵기를 통일하고, 2호선 성수·신정지선처럼 지선과 경전철은 가늘게 표현했다. 환승역을 신호등 형태로 표현해 해당 역에서 바꿔 탈 수 있는 노선의 상징 색상을 함께 담았다. 코레일은 인천 지하철 1·2호선과 신분당선 등 다른 교통 사업자도 이 노선도를 쓸 수 있게 했다.
전경희 코레일 디자인센터장은 “노선도는 이용객이 목적지를 찾고 경로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시스템이므로 외국인과 교통 약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정보 획득 장벽’을 최소화해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서건귀 코레일 광역운영처장은 “수도권 전철역과 차량의 모든 노선도를 새로 교체했다”며 “급행과 완행을 구분할 수 있는 단일 노선도를 추가 제작하는 등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 개선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