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내달 초쯤 여당의 새 지도부와 상견례 성격의 회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전 대표발(發) ‘가처분 리스크’를 털어낸 뒤 내홍 수습과 리더십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자리에서 또 다른 내홍의 도화선으로 꼽히는 전국 당원협의회(당협) 정비나 차기 전당대회 등이 테이블에 오를 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은 오는 27일에는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어 논의 과정을 모두 공개하고 경제 리스크 대응 관련 구상안을 밝힐 예정이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등 지도부 인사들과 만났다. 이 수석은 정 위원장을 만난 뒤 취재진에게 “비대위원들이 대통령과 오찬이나 만찬을 했으면 하는 분위기가 된 것 같아서 그걸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물어보고 일정을 대충 조정해보자고 말씀드렸다”며 “국정감사를 일단 마친 뒤 11월 초에 해보려고 지금 일정들을 조정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 수석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회동에서 차기 당 지도부를 선출할 전당대회가 대화의 소재가 될지 여부에 대해선 “그것까지 가겠나”라고 반문한 뒤 “저번에도 (회동을) 하려다가 비대위가 해산되는 바람에 못 했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회동이 말 그대로 상견례 성격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당에서 차기 당 대표가 누가 되느냐가 또 다른 이슈’라는 질문에는 “지금은 국회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며 “국민이, 민생이 어려운데 자기들 당권 경쟁만 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어떻겠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당에서도 그런 부분에 대해 아마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는 (주자들이) 다들 그냥 물밑에서 (당권 경쟁을)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수석은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등과도 만나 정부조직개편안, 주요 법안 관련 여야의 협의 상황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내부 정비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당 비대위는 이날 회의에서 그간 공석이었던 여의도연구원장에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공식 임명했다고 김병민 비대위원이 밝혔다. 여의도연구원은 당의 싱크탱크다. 서울 양천을에서 3선을 지낸 김 신임 원장은 2020년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서울 구로을에서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그는 제20대 국회 때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혁신위원장과 사무총장, 국회 정무위원장 등을 지냈다.
한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오는 27일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각 부처 장관들과 토론을 하며 이 과정 전체를 언론과 국민 여러분께 공개할 예정”이라며 “경제 리스크 대응과 신성장 및 수출 동력 확보 방안에 대한 대통령의 구상을 국민께 상세히 알리고 극복 의지를 하나로 모으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