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전, 불법 드론에 무방비… 조종자 적발 36% 그쳐

국내 원전이 불법 드론에 무방비 상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하영제 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국내 원전 주변 불법 드론 비행이 136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리원전 전경. 뉴스1

원전별로는 고리원전이 9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새울원전 30건, 한빛원전 7건, 한울원전 1건이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조종자를  파악하지 못해 처벌하지 못하고 종결 처리한 경우가 87건으로 전체의 63.9%에 이르렀다. 조종자가 적발된 건수는 49건에 불과했다.

 

현행법상 원전 주변 상공은 비행금지구역(항공안전법 제78조)으로 지정돼, 해당 구역에서 비행하고자 하는 경우 사전 승인을 받아야(항공안전법 제127조) 한다. 이를 위반한 불법 드론의 경우 한수원은 발견 즉시 경찰에 신고, 경찰의 드론 탐색 및 조종자 수색 등 초동 조치가 완료된 후 국토부가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등 후속조치(항공안전법 제166조)를 실시하도록 돼 있다.

 

가장 많은 드론이 출현한 고리원전의 경우 올해 2월부터 RF 스캐너 등 드론 탐지 장비를 도입해 운용하는 중이며, 원안위는 나머지 4개 원전에도 2023년 9월까지 RF 스캐너 도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그러나 RF 스캐너 등 드론 탐지 장비 도입을 통해 원전 주변 불법 드론 적발 건수는 증가했지만, 드론 조종자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아 대다수가 별다른 조치 없이 종결처리 되는 실정이다.

 

하 의원은 “원전은 전체 전력 공급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가’급 국가중요시설”이라며 “원안위·한수원이 경찰 및 국토부와 협업을 확대해 효율적인 불법 드론 방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