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 노동조합이 회사의 갑작스러운 사업 종료와 전 직원 해고 통보가 부당하다며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직원들이 인원감축·임금삭감에 나선 상황에서 신준호 회장은 임금을 100% 수령하고 퇴직금 30억원을 타갔다”며 “공개적인 매각을 통해서라도 살려달라고 빌고 싶다”며 국민들의 관심을 호소했다.
푸르밀 노조는 23일 호소문에서 “제2, 제3의 피해 노동자들이 생겨서는 안 된다”며 “합법적인 정리해고 선례가 만들어진다면 향후에도 수많은 악용 사례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개적인 매각을 통해서라도 살려달라고 빌고 싶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달라”고 토로했다.
노조는 회사가 소비자 성향에 따라 사업다각화·신설라인 투자 등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했지만 안일한 경영으로 정리해고 사태까지 만들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근로자들은 임금삭감, 인원 감축 등 최대한 노력을 했다”며 “이 와중에도 신준호 회장은 100% 급여를 수령해 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푸르밀은 지난 17일 전 직원들에게 내달 30일 자로 사업을 종료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정리 해고를 통지하는 메일을 보냈다.
푸르밀은 당시 메일에서 “4년 이상 적자가 누적돼 특단의 대책을 찾아봤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며 “불가피한 사정에 따라 정리해고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신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취임해 오너 체제로 전환한 뒤부터 위기가 찾아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 대표가 취임한 2018년 15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을 했고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영업손실액은 89억 원, 113억 원, 124억 원으로 점점 불어났다는 것이다.
노조는 “2012년 매출액 3천억원을 넘을 정도로 건실했던 회사가 2018년 오너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취임하며 적자 구조로 전환하고, 나락의 길을 걷고 있다”며 “오너가 경영은 관심이 없고, 본사 건물을 온통 개인 취미 생활인 피규어로 장식하는 등 출근해서 개인 취미 생활에만 매진하고 있는데 회사가 올바르게 운영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노조는 앞서 “강력한 투쟁과 (함께) 생사의 기로에선 비장한 마음을 표출하려 한다”며 한 차례 호소문을 낸 바 있다.
김성곤 푸르밀 노조위원장은 지난 21일 세종 고용노동부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푸르밀은 비피더스, 검은콩이 들어 있는 우유, 바나나킥 우유 등 익숙한 제품을 선보이는 유가공 전문 기업으로, 1978년 롯데그룹 산하 롯데유업으로 출발했다가 2007년 4월 그룹에서 분사했고 2009년 사명을 푸르밀로 바꿨다.
분사 당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지분을 100% 인수했고, 지난해부터는 신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단독으로 회사를 이끌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