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6일 전 당 차원에서 ‘김진태 때리기’에 나섰다. 춘천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경색 사태를 ‘경제 참사’로 규정하고, 국민의힘 소속 김진태 강원도지사뿐 아니라 여권의 총체적인 ‘무능’을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검찰 수사 등으로 수세에 몰린 야권이 민생 문제를 부각하면서 국면 전환을 노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무능, 무책임, 무대책’ 3무 정권의 본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대표적 사례다. 불신이 쌓이면서 자금조달시장이 완전히 꽉 막혀버린 상태가 됐다”며 “김 지사도 문제지만 이를 조정해야 할 정부가 방치해 심각한 상황이 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랍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감사원은 왜 감사를 안 하고, 검찰·경찰은 왜 수사하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등으로 문재인정부 고위 인사를 수사 의뢰한 감사원과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비리 의혹 건으로 이 대표 측근 인사를 구속 수사하는 검찰을 비꼰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당 차원의 ‘김진태발 금융위기 진상조사단’을 꾸리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 회의뿐 아니라 관련 토론회 및 기자회견을 지속적으로 열면서 책임 추궁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어진 ‘윤석열정부 경제참사 김진태 사태 자금시장 위기 대응 긴급토론회’에도 참석해 “국가, 지방 정부가 공식적으로 부담하고 있는 법적인 의무를 충분히 이행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겠다고 한 점은 직권 남용”이라며 “감사하는 감사원은 왜 침묵하나”라고 재차 강조했다.
당내 최다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도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출신인 대통령과 강원도지사가 경제를 망치고 있다”며 “김 지사는 강원도발 금융시장 경색과 경제위기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라고 웅변했다. 춘천시 지역구의 민주당 허영 의원은 김 지사가 현재 베트남에서 열리는 관광 관련 총회에 참석 중인 사실을 언급하며 “이러한 처신도 대단히 부적절하고 이 사태의 심각성을 모른다”고 핏대를 세웠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찰독재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날 규탄대회에는 의원과 원외지역위원장, 당직자, 보좌관 등 1200여명이 집결했다. 이들은 ‘이재명’을 연호하면서 함께 지키자고 다짐했다. 이 대표는 “민생을 파탄 내는 정부 여당에게 국민 여러분이 경종을 울려달라”며 “우리는 국민을 믿고 죽을 힘을 다해 싸워 이기자”고 웅변했다. 당 안팎에서는 민주당의 장외 투쟁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