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1000원짜리 '금'붕어빵…길거리 간식 맞나요

재룟값 급등 탓…"반죽부터 팥까지 안 오른 게 없어"
1천500원짜리 호떡도 등장…"물가상승 실감"

"붕어빵이 한 개에 1천원…다른 동네도 비싼가요?"

겨울철 인기 길거리 간식인 붕어빵과 호떡 가격이 오르면서 안그래도 얇아진 서민들 지갑을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



서울의 한 지역 맘카페에서 활동하는 네티즌은 "붕어빵이 한 개 1천원이 됐다"며 "다른 곳보다 크기가 큰 붕어빵이라고는 하는데 그렇게 커보이지도 않는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지난 25일 서울의 한 붕어빵 가게에서 시민이 붕어빵을 구매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동네마다 다른 붕어빵 '시가' 정보를 공유하는 댓글이 이어지기도 했다.

27일 서울 마포·서대문·은평구 일대 길거리에서 확인한 결과 붕어빵 시세는 2개에 1천원이 대세였다. 서초구에는 1개에 600원을 받는 곳도 있었다.

서대문구에서 붕어빵을 파는 A씨는 올해부터 가격을 3개 1천원에서 2개 1천원으로 올렸다.

고물가 흐름이 이어지면서 밀·팥·식용유 등 원재료 값이 하나같이 오른 탓이다.

A씨는 "반죽에 들어가는 마가린 가격이 100% 올랐다"며 "찹쌀 반죽부터 팥까지 안 오른 것이 없어 가장 많이 오른 재료를 꼽기도 힘들다"고 한숨을 쉬었다.

인근에서 10년 넘게 붕어빵을 팔아온 B씨 역시 "3개에 1천원을 받고 팔다가 올해 1월부터 2개 1천원으로 올렸다"며 "올 1월까지만 해도 2천원에 5개를 줬지만 지금은 2천원에 4개, 3천원에 7개를 내주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호떡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B씨는 이달부터 호떡 1개를 50% 인상한 1천500원에 판다. 견과류와 기름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그는 "한 통에 3∼4천원 하던 식용유가 이제는 7천원이고, 호떡 고명에 들어가는 견과류도 엄청 올랐다"며 "붕어빵보다 호떡 재룟값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오른다"고 토로했다.

가스비 급등도 '금'붕어빵 등장에 영향을 미쳤다.

붕어빵과 호떡을 굽는 데는 액화석유가스(LPG) 사용된다. 한국LPG산업협회의 'LPG 가격정보' 자료에 따르면 국내 LPG 단가는 2020년 5월 L당 725원에서 올해 4월 1천163원으로 정점을 찍으며 2년 새 최고 60%까지 올랐다.

2개에 1천원 하는 붕어빵, 1개 1천500원짜리 호떡을 길거리에서 마주친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아쉬워했다.

지난 25일 서울의 한 붕어빵 가게에서 붕어빵을 2개 1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직장인 이모(30)씨는 "회사 앞에서 파는 호떡이 작년 겨울만 해도 3개에 1천원이었는데, 이제는 2개에 1천원인 것을 보고 물가 상승이 피부로 느껴졌다"며 "둘이서 하나씩 나눠먹고 남은 하나를 서로 양보하겠다며 아웅다웅하는 모습도 이제는 보기 힘들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직장인 추모(26)씨는 "붕어빵이나 호떡은 싼 맛에 사먹는 길거리 간식이었는데 이제는 '싼 맛'도 아닌 것이 돼버렸다"며 "물가는 오르고 월급은 안 오르는 상황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간식거리마저 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