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초과 아파트 주담대 허용한다…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녹을까

규제지역 추가 해제 검토
외국인력 도입 규모 11만명

무주택자와 1주택자에 대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50%로 완화되고, 15억원 초과 아파트에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허용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7일 무주택자와 1주택자에 대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50%로 완화하고 15억원 초과 아파트에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현재 무주택자와 1주택자는 비규제지역의 경우 LTV가 70%, 규제 지역은 20~50%가 적용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대출 관련 안내문.    연합뉴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 참석해 부동산 금융 규제 완화 정책과 관련 “무주택자나 1주택자에는 투기 지역에서도 LTV를 50%까지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무주택자와 1주택자는 비규제지역의 경우 LTV가 70%, 규제지역은 20∼50%가 적용되고 있다. LTV는 담보 대비 대출금액의 비율로 주택담보대출의 대출 가능 금액을 산출할 때 주로 이용된다. 정부는 지난 8월부터 생애 최초 주택 구입 가구에 적용되는 LTV 상한은 80%로 완화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15억원이 넘는 주담대도 허용하겠다”며 “규제 완화를 할 건 하고 안정을 위해 지원할 것은 국토부와 협의해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투기·과열지구에서 15억원이 넘는 아파트에 대해서는 주담대가 금지됐지만, 이 규제가 주택 실수요자의 편의를 과도하게 제약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15억원 초과 대출 규제는 헌법재판소에 위헌확인 소송이 제기될 정도로 논란이 됐지만, 정부는 대출 한도 확대가 자칫 가계 부채 증가세와 부동산 시장 급등을 다시 자극할지 모른다는 인식에서 신중한 입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인 긴축 흐름 속에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부동산 시장 심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가라앉자 이번 조치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는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세부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은행업감독규정’ 개정 등을 거쳐 내년 초에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는 윤석열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2.10.27 seephoto@yna.co.kr/2022-10-27 14:19:13/ <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김 위원장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 자격 요건에 대해서도 “신청 주택가격 기준을 4억원에서 6억원으로, 소득기준도 부부합산 7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완화하겠다”며 “대출규모도 2억5000만원에서 3억6000만원으로 늘려 주거와관련된 부담을 낮추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심전환대출은 금융사가 취급한 주담대를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상대적으로 낮은 고정금리 주담대로 대환해주는 상품으로 차주의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를 3.8~4%(저소득·청년층은 0.1%p 추가 우대)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제도다.

 

청약당첨자의 기존 주택 처분 기한도 대폭 연장된다. 지금은 투기과열지구 등에서 기존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청약에 당첨된 1주택자는 입주 가능일 이후 6개월 내 기존 주택을 처분해야 하지만 그 기한이 2년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는 오는 12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개정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또, 분양가 9억 원 이하 주택에만 적용되고 있는 주택도시보증공사와 주택금융공사(HF)의 중도금 대출 보증을 12억 원 이하 주택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지금까지 남아 있는 투기과열지구 39곳과 조정대상지역 60곳 등 규제지역을 추가 해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투기과열지구 4곳과 조정대상지역 41곳을 해제했는데 규제지역을 더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다음 달 중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정부는 제조업·농축산업 등 산업현장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내년 고용허가제 외국인근로자(E-9 비자) 도입 규모를 11만명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4년 고용허가제가 도입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외국인근로자의 입국이 제한되면서 지난달 기준 외국인력 체류 인원은 24만5000명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2019년 27만7000명)의 88.4%에 그치는 상황이다. 이에 당국은 통상적으로 12월에 발표하던 외국인력 도입 규모를 예년보다 서둘러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아울러 업종에 관계없이 인력을 배분할 수 있는 탄력 배정분(1만명)을 설정해 업계 상황에 따라 인력이 부족한 업종에 신속히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연도별 도입 규모가 아닌 전체 체류 인원 한도로 관리하는 방문취업동포(H-2 비자)의 경우 올해 동일한 수준의 체류 한도인 25만 명을 유지하면서 향후 인력 수급 추이를 살필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투자 수익에 대해 과감한 세제 혜택을 준다고 해서 정부가 손해 볼 것은 없지 않으냐. 세액 공제나 세제지원을 안 해 주면 투자가 일어나지 않는다”며 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제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벤처투자펀드 세제지원인센티브 요청’에 “재정 건전성이 흔들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답하자 이렇게 독려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각 부처가 금융위원장에게 애로사항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중기부 장관도 기재부에 강력히 요청해 세제지원 대폭 이끌어내시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마무리 발언에서 “정부의 역할은 민간 부분이 더 잘 뛸 수 있도록 좋은 신발을, 육상대회 나가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더 좋은 유니폼을 공급하는 것”이라며 “때에 따라서는 더 좋은 감독과 기술을 지원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앞서 모두 발언에서 “제일 먼저 물가관리를 통해 실질임금의 하락을 방지하고, 서민 생활 안정을 꾀하는 걸 가장 중요한 경제정책으로 삼았다”며 “고금리에 따라서 가계와 기업, 그리고 금융 관련 회사들의 부실을 미리 예방하기 위한 여러 가지 금융지원책과 시장 안정화 대책도 내놓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