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30일 오후 2시로 예정됐던 고위당정협의회를 취소하고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했다. 간밤에 일어난 이태원 대규모 압사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오전 “이태원 사고의 조속한 수습 등을 위해 오늘 예정되었던 고위당정협의회는 취소됐다”고 전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고위당정협의회를 취소한 대신 오전 9시 이태원 사고와 관련한 긴급대책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당초 고위당정협의회에서는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와 관련한 금융시장 동향과 대응 방안이 논의될 계획이었지만 이태원 사고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가동되면서 취소됐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사고 수습과 사상자 대책에 집중하고,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 원내대표는 앞서 소속 의원들에게 긴급 메시지를 보내 “실종자 신고가 270명을 넘어서는 등 이태원 참사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모든 의원께서는 일체의 지역구 활동을 포함한 모든 정치활동 및 체육활동을 중단해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민의힘은 오늘 아침 긴급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소집했다”며 “휴일 새벽에 전해진 이태원 참사 소식에 국민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 저 역시 새벽에 깨어 늘어나는 사상자 숫자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적었다.
정 위원장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사상자 중에는 휴일의 핼러윈 축제를 즐기러 나갔던 꽃다운 젊은이들이 많았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진 정부 여당의 한 책임자로서 무어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이어 “이번달 초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진 축구장 압사사고로 170여명이 사망했을 때 우리는 남의 나라 일로, 강 건너 불처럼 생각했다”며 “그런 끔찍한 일이 서울 도심 한복판, 그것도 외국인들이 가장 즐겨찾는 장소에서 벌어졌다”고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현장 수습과 사상자 치료에 집중해 주십시오.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 주십시오”라며 “불요불급한 행정적인 보고, 불필요한 현장 방문이 구호활동과 사고수습에 지장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계속해서 “사고 원인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있어야 하겠다”며 “이 참사를 막을 수 있었던 예방조치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그 예방조치들은 취해졌는지 아닌지, 정밀 분석이 이뤄져야 하겠다.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분석과 대응책이 마련돼야 한다”고도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사고 발생 직후 한덕수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수습 본부를 즉각 가동시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새벽 2시30분쯤에는 정부서울청사 상황실로 이동해 한 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과 긴급 상황 점검회의를 진행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압사사고 사망자는 149명, 부상자는 76명이다. 부상자 중 중상은 19명, 경상은 57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