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회장 취임한 이재용, 글로벌 경영 행보 ‘잰걸음’

베트남 등 해외출장 스케줄 빼곡

연말 하노이 R&D센터 방문 가능성
일본·중국·인도 등도 예상 출장지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엔
‘뉴삼성’ 비전 구체화 메시지 관측
연말에 있을 임원 인사에도 관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경영 강화를 위해 해외 출장길에 오른다. 바이오, 인공지능(AI), 차세대 통신 등 신사업 분야 경쟁력 강화와 인수합병(M&A) 후보군 물색 등 챙겨야 할 현안이 많은 상황이다. 특히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한 이 회장은 재계를 대표해 해외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28일 광주에 위치한 삼성전자 협력회사 ‘디케이’를 방문한 이재용 회장(왼쪽 두 번째)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30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연말과 연초 여러 건의 해외 출장 스케줄이 잡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말에는 베트남을 방문해 삼성전자 베트남 연구개발(R&D)센터를 둘러볼 가능성이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2020년 3월부터 하노이 떠이호 신도시 부근에 2억2000만달러(약 2600억원)를 투자해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R&D센터를 짓고 있다. 지상 16층·지하 3층 규모의 베트남 R&D센터는 1만1603㎡ 부지에 연면적 7만9511㎡ 크기로 들어선다.



당시 R&D센터 신축 현장을 둘러보고 공사 진행 상황 등을 점검한 이 회장은 이후 응우옌쑤언푹 총리와 단독 면담한 자리에서 “신축 R&D센터가 삼성그룹 R&D의 거점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베트남에서 스마트폰 공장 2곳과 TV·가전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은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50% 이상을 생산한다.

 

이 회장은 올해 한국과 베트남의 수교 30주년인 만큼 베트남 정·관계 인사들과도 두루 만나 사업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 일정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짧게 다녀올 수 있는 일본과 중국, 인도 등도 주요 예상 출장지로 꼽히고 있다. 인도에는 노이다와 첸나이 지역을 중심으로 스마트폰과 가전·TV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공장이 있고, 말레이시아에는 주방가전을 주로 만드는 가전 공장이 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대통령실이 임명한 부산세계박람회 ‘특사(특별사절)’로 최근 멕시코와 파나마, 영국 등을 차례로 돌며 부산세계박람회 지원 활동을 벌였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을 고려하면 장기 해외 출장에는 다소 제약이 있을 수 있다. 이 회장은 현재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 재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재판에 각각 매주, 3주 간격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 회장이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인 11월1일 ‘뉴삼성’의 비전을 구체화하는 메시지를 낼 것이라는 관측과 더불어 올해 연말에 있을 임원 인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통상 12월 첫째 주나 둘째 주에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취임에 따라 시기가 다소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회장 취임 후 첫 인사인 데다 삼성전자가 3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만큼 이 회장이 인사를 통해 위기 상황 극복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작년에 대규모 인사가 단행됐기 때문에 올해는 안정을 꾀하는 인사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