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4시간여 전인 오후 6시부터 경찰(112)에 첫 불편 신고가 접수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112 불편 신고는 사고 발생 1시간 전인 9시15분부터 폭주했는데도 대처가 미흡했고 긴급재난문자 발송마저 늦어져 피해를 키웠다.
황창선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은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사고 당일) 대략 오후 6시부터 1건이 접수되기 시작했다. 최초 기록으로 봤을 때 오후 6시에 하나 있었는데 일반적으로 용인할 수 있는 불편신고 정도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황 치안상황관리관은 “이후 소방(119)에 신고되기 1시간 전인 9시15분부터 ‘거기(이태원)에 인파가 많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는 신고가 수 건이 사실 있었고 (사고 시각인) 10시15분부터 100여 건의 신고가 몰렸다. 많은 인파가 운집하다보니 112 신고가 폭주했는데 자체적으로 정리·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치안상황관리관은 “오후 6시때만 해도 불편 정도의 운집도였는데 오후 9시에 다다르면서는 심각할 정도의 신고가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며 “평균 10만명이라면 ‘10만명+α’로 보고 (경찰경비)계획을 수립했던 것인데 사실 이렇게 큰 사건이 날 줄은 전혀 예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예년보다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측하고도 주최가 없는 행사여서 모니터링을 간과한 것이냐는 지적에는 “일반적으로 축제나 대형 행사 시 주최 측에서 참가 대상의 수를 알려주지만 이번의 경우 주최가 없어 사실 모니터링을 할 어떤 여지가 없었다”며 “통상 이태원역이나 인근 역 입·출입자로 가늠을 한 부분인데 이태원 지역이 광활하고 참석자를 구분하기도 힘들어 갭이 많이 큰 편이다. 소위 모니터링 자체가 매우 모호한 개념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 인지 및 수습을 위한 교통통제 등에 요긴했을 재난문자 발송조차 뒷북이었다.
행정안전부 국민안전재난포털에 따르면 서울시는 사고 당일 오후 11시56분쯤에야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앞 긴급사고로 현재 교통통제 중. 차량 우회 바랍니다’라는 재난문자를 처음 보냈다.
112에 최초 신고가 접수된 시점으로는 약 6시간, 신고가 폭주했던 시점으로 봤을 때도 1시간40분이 지난 후였다. 이후 이튿날 오전까지 서울시는 6차례, 용산구는 2차례 재난문자를 보냈다.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재난문자를 재난 상황에 적극 활용하고 국민들에게 위험과 행동요령을 알리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과 같은 경우도 잘 이뤄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지자체에서 그런 상황에 대해 (잘) 판단해야 되는데 그 때 여러 상황이 겹쳐서 재난문자 활용이 다소 늦어졌던 점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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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