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의회, 국가 애도 기간 중 연수 빈축

11명 3박4일 일정으로 제주도행
논란 커지자 하루 만에 복귀 결정

전남도의원과 인터넷 매체 기자
식사자리 술병 놓고 몸싸움 소동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로 국가 애도 기간에 기초의원들이 제주도 연수를 떠나거나 술자리에서 몸싸움을 벌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이 일고 있다. 현재까지 156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된 이태원 압사 참사로 전국 행사나 축제는 물론 기초의회의 국내외 연수가 잇따라 취소·연기된 상황이어서 일부 지역 기초의원들의 부적절 논란이 일면서다.

경남 하동군 의회. 뉴시스

2일 하동군의회에 따르면 11명 군의원은 지난 1일 3박4일 일정의 제주도 연수를 떠났다. 연수 비용은 교통비·식비·강사 수강료 등 1680만원과 항공료 등 1800여만원이었다. 연수 2~3일차에는 현장 견학 일정이 예정됐는데, 2곳으로 예정된 견학 일정 시간이 한 장소마다 5시간이 배정돼 사실상 제주 관광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하동군의회는 절반 정도인 초선의원 예산 관련 교육 등을 목적으로 한 달 전 일정을 짜놓은 것이었다고 밝혔다.

국가 애도 기간이 선포되면서 애초 예정돼 있던 공무 출장과 연수를 취소하는 다른 기초의회와는 상반된 결정이어서 비난이 쏟아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하동군의회는 연수 하루 만에 복귀를 결정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4명은 “필수적인 교육이라는 짧은 생각에 제주행을 강행했는데 국가 애도 기간 중에 강행할 사안은 아니며, 국민 애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보고 도중 하차를 결정했다”며 입장문을 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5명과 무소속 2명의 의원도 연수 일정을 취소하고 복귀를 결정했다.

이하옥 하동군의장은 “미리 짜놓은 일정을 취소하는 데 따른 위약금도 세금 낭비 의견이 많아 일정대로 진행했는데, 시국적으로 죄송스럽다”며 “차후 예정된 연수 일정은 취소하고 모두 복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행정사무감사 기간 중 전남에서는 도의원들의 저녁 식사 자리에 술병이 올라 온 것을 목격한 인터넷 기자와 일부 도의원 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남도의회 경제관광문화위원회 소속 의원들에 따르면 이 상임위 소속 의원 8명과 도의회 사무처 직원 3명 등은 행정사무 감사를 마친 전날 오후 6시 30분쯤 목포시 모 음식점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식사 테이블에는 소주와 맥주병들이 놓여 있었고, 이를 목격한 인터넷 기자가 취재하는 과정에서 일부 의원과 몸싸움이 벌어져 술병이 깨지고 휴대전화가 파손됐다. 해당 기자는 이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술판 벌인 전남도의회…’라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식사 자리에 참석한 한 의원은 “식당 측에서 의례적으로 테이블에 소주와 맥주를 세팅해놨다”며 “이태원 참사 애도 기간이어서 술을 입에 대지 않았는데 기자가 오해했고, 나중에 오해를 풀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