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겨울 재유행이 여름 유행과 비슷한 수준이며 12월 혹은 이후에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9일 브리핑에서 "겨울철 유행이 신규 확진자 수가 최대 18만명, 정점 주간 일평균 13만명이었던 여름철 유행 수준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예측할 수 없는 요인으로 더 증가하거나 감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방대본은 "질병관리청과 민간 연구진의 수리 모델링 결과 변이 발생 등의 시나리오에 따라 겨울철 유행이 최대 일 5만명에서 20만명까지 폭넓게 전망됐다"며 "정점은 변이 유입 상황에 따라 12월 또는 그 이후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겨울철 유행이 예측할 수 없는 요인으로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기존에 갖춰 놓은 방역·의료 역량을 토대로 대응할 방침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하루 최대 85만명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는 것이 가능하며, 신속항원검사(RAT) 의료기관은 1만2천327곳이 마련돼 있다. 전담병상 6천여곳을 갖췄으며 1만2천개의 일반격리 병상을 준비 중이다. 치료제는 200만4천명분이 확보돼있고 140만4천명분이 도입됐다.
정부는 지난 9월과 10월 중단된 입국 전과 후의 검사 의무 중단을 계속 유지한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 지정 신규 우려변이가 출현하거나 발생률·치명률이 급속하게 증가하는 국가가 발생하면 '주의국가'(LEVEL2)를 지정해 비자 발급, 항공편 운항 제한 등의 조처를 하거나 입국 전·후 검사 재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실내 마스크 착용과 확진자 7일 격리 의무는 겨울철 유행이 안정화될 때까지 유지할 방침이다.
방대본은 "코로나19의 겨울철 유행과 함께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하는 상황에서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실내마스크 의무화 조치가 필요하다"며 "확진자 7일 격리 의무를 완화할 경우 유행이 확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실내 마스크 의무, 격리 의무 등 조치 완화를 겨울철 유행 안정화 이후 상황 평가와 자문위원회 등 전문가 논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방대본은 이날 11월 1주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를 직전주(10월 4주)와 동일하게 전국, 수도권, 비수도권 모두에서 '중간'으로 평가했다. 주간 위험도는 직전주 6주 만에 모두 '낮음'에서 '중간'으로 상향된 바 있다.
방대본은 "신규 확진자 발생의 3주 연속 증가, 위중증·사망자 환자 발생의 증가세 전환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주간 일평균 확진자는 전주 대비 27.5% 증가해 4만2천476명으로 늘었으며, 감염재생산지수는 9주 만에 '1'을 넘어선 뒤 3주째 '1'을 상회하고 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환자 1명이 주변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수치화한 지표로, 1 이상이면 '유행 확산'을 의미한다. 10월 3주 1.09, 10월 4주 1.17를 기록한 뒤 11월 1주는 1.21로 다시 올랐다.
감염자 중 재감염자로 추정되는 비율(재감염 추정 비율)은 10월 4주 10.52%로 9월 초 이후 1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11월 1주 신규 위중증 환자는 281명, 사망자는 225명으로 전주 대비 각각 23.5%, 44.2% 큰 폭으로 증가했다.
위협적인 신규 변이가 등장하지 않고 있는 것은 향후 유행세 전망에 긍정적이지만, 거리두기 해제 후 인구 이동이 활발한 것은 부정적이다.
지난 7월 우세화됐던 BA.5의 검출률(국내 발생)은 9월 3주 98.8%에서 11월 1주 91.1%로 줄었으나, BQ.1.1, BF.7 등 신규 변이의 국내 발생은 최대 2.9%로 높지 않다. 다만 신규 변이의 해외 유입 검출률은 높아지고 있어 방역 당국이 모니터링에 집중하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가 통계청이 제공한 휴대전화 이동량 자료를 기초로 분석한 이동량은 지난달 31일~지난 6일 2억7천689만건으로, 직전주보다 4.1% 감소했지만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같은 기간보다는 5.7%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