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을 잘 모르는 이도 물구나무를 서서 둥근 모양의 똥을 굴리는 소똥구리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다큐멘터리나 영화, 만화 등 다양한 매체에서 캐릭터의 소재로 사용되고 특이한 생활사가 소개되며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모습으로 기억되지만 실제 자연에서 소똥구리를 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소똥구리는 왜 갑자기 사라지게 된 걸까? 농가에서 소를 키우는 방식으로 방목보다 축사에서 인공 사료를 먹이며 키우는 것을 선호하게 되고, 항생제 사용 증가로 소똥을 먹이원으로 이용할 수 없게 된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소똥구리과는 전 세계적으로 약 3만종이 기록되어 있는데, 똥을 굴리는 종류는 200여종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인 소똥구리를 포함해 ‘왕소똥구리’ ‘긴다리소똥구리’ 3종이 알려져 있지만, 그마저도 매우 희귀하여 쉽게 관찰되지 않고 있다. 환경부는 1970년대 이후 국내에서 모습을 감춘 소똥구리 복원을 위해 몽골 지역의 개체군을 도입하여 복원 연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