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행 초창기로 되돌아가나'… 4600명 태운 크루즈선에서 800명 코로나 확진

뉴질랜드 출발해 호주 향하던 중 발병
일단 시드니 정박…"격리 등 조치할 것"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초기 세계 곳곳에서 대형 크루즈선에 탄 여행객 및 승조원들 사이에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각국 정부가 앞다퉈 크루즈선 입항을 아예 금지해버린 것을 기억할 것이다. 겨울이 다가오며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이 이는 가운데 그와 비슷한 일이 또 벌어져 눈길을 끈다.

 

초대형 크루즈선 ‘머제스틱 프린세스’호의 위용. 사진은 지난해 촬영한 모습이다. 게티이미지 제공

12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승객과 승조원 약 4600명을 태우고 뉴질랜드를 출발한 대형 크루즈선 ‘머제스틱 프린세스’호가 호주 시드니에 정박했다. 그런데 출항 직후부터 기침 등 증상을 호소하는 이가 있었고, 검사 결과 탑승자 가운데 현재까지 800명가량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배는 시드니에 잠시 머물고 곧 멜버른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크루즈선 운영사 측은 “확진자 전원이 무증상이거나 경증”이라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타난 전원에게 교통수단 및 숙소를 제공하는 등 격리 기간이 끝날 때까지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호주는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으며, 시드니가 속한 뉴사우스웨일스주(州)의 경우 11일까지 7일간 총 1만9800명이 새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번 일은 여러 모로 2020년 호주 시드니에서 발생한 크루즈선 ‘루비 프린세스’호 사건이나 일본에서 벌어진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사건을 떠올리게 만든다. 루비 프린세스호의 경우 탑승자 중 900명 이상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중 28명은 사망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역시 700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걸리는 집단감염 끝에 13명은 목숨을 잃었다.

 

지금은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었고 코로나19에 관한 정보도 풍부해진 만큼 크루즈선 운영사 측은 “그때와는 전혀 다르다”는 입장이다. 운영사 관계자는 “우리는 코로나19에 대해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해 대유행 초창기와 같이 크루즈선 내 집단감염에 허둥지둥 대는 일은 없을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