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동북아에서의 군사력 강화 가능성을 밝히며 북한과 중국을 동시 압박했다. 또 미국은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릴 예정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대면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하게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1일(현지시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 정상회의 참석자들과의 회담을 위해 캄보디아로 가는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북한이 미국이나 한국, 일본뿐 아니라 지역 전체의 평화와 안정에 위협이라는 입장을 말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북한이 계속 이런 길을 걸으면 지역에 미국의 군사 및 안보 존재(military and security presence)를 더 강화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는 점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북한의 최악의 행동을 제지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하는 게 중국의 이해관계에도 부합한다”면서 “물론 중국이 그렇게 할지 말지는 중국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는 동북아 지역의 군사 및 안보 존재 증강은 곧 주한 미군과 주일 미군의 증원을 포함해 동맹국과의 연합훈련 확대, 전략자산 전개 확대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중국과 북한에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풀이된다.
주한 미군 철수와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북한과 동북아 지역의 군사력 증강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중국의 반발도 예상된다. 미국은 현재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고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한국에 2만8500명과 일본에 5만5000여명 규모의 미군을 주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