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더해져 미식가이신 부모님과 여행을 다니면서 음식을 먹는 경험들을 통해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 된다면 즐거운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지니게 됐다.
원 셰프는 처음 요리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도 한 적이 없을 정도로 우직하고 진중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
원 셰프는 현재 바프에서 오픈한 플레이버스 바이 바프에 근무 중이다. 이곳을 준비하면서 나이불문하고 젊은 사람부터 나이가 많은 사람까지 연령층이 다양하고 재방문율이 높으며, 아침, 점심, 저녁 언제든 편안하게 와서 식사할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컸다. 이렇게 접근성이 좋게 만들고 허들은 낮추면서 퀄리티 좋고 서비스가 안정적인 공간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현재 플레이버스 바이 바프가 강남치고는 합리적인 가격의 음식을 제공하고 있는 이유도 더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계층을 유입시키고자 하는 바람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침 10시에 오픈하고 브런치로 3시까지 영업을 하고 2시간 브레이크 후에 다이닝급 디너와 와인을 같이 판매 중이다. 점심과 저녁의 메뉴가 완전히 다른 메뉴로 제공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바프가 본 매장을 오픈한 지 1년 정도가 되었는데, 그동안 다양한 메뉴의 고민과 함께 요리를 하는 사람들의 처우와 환경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오고 있다. 점점 더 좋은 환경에서 더 좋은 요리사들이 요리를 하게 해주는 것이 현재 목표이다. 더 많은 직원을 쓰고, 더 많이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모두가 행복해지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그림이다. 프렌치 터치가 가미된 이탈리안 음식을 제공하고 있으나 특정 나라나 스타일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요리와 형태를 제공하고 있다.
셰프의 역할만이 아니라 운영자의 역할도 같이하고 있다. 이그제큐티브가 되면 요리뿐 아니라 경영을 같이 하면서 직원들의 처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성향 자체가 기획하고 브랜딩하는 것을 좋아해서 플레이버스 바이 바프에서 즐겁게 근무하고 있다. 손님들에게는 낯선 음식들을 추천하고 알려주면 손님들은 새로운 음식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하고 다음에 왔을 때 자연스럽게 먹어본 음식을 주문할 수 있도록 메뉴를 구성하고 있다.
첫 번째 시그니처 메뉴는 고등어 에스카베체이다. 일본 조리법인 시메사바를 이용했는데 시세사바보다 조금 가볍게 절이는 것이 포인트다. 겉은 토치로 살짝 구워내고 솔향이 나는 젤리를 올려서 마무리한다. 솔향이 아주 강하지 않고 은은하게 퍼지는데 어떤 특정 향이 강하게 올라오면 묻히는 재료가 있을 수 있어서 맛의 조합을 은은하게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루콜라, 버섯피클, 토마토 피클, 당근 피클을 곁들인다. 식감을 주고 싶어서 당근을 무말랭이처럼 말려서 피클링을 했더니 당근 특유의 향은 더 강하게 나면서 식감도 오독오독하게 재밌게 표현이 되었다. 홀스래디시 크림에 쪽파 오일, 당근 오일의 두 가지 오일을 섞은 소스가 곁들여진다.
두 번째 시그니처 메뉴는 양갈비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양고기는 육향 때문에 호불호가 강하게 나뉘는데, 1년 미만의 어린 양의 갈비를 사용해서 먹기에 적합한 디시를 제공하고 있다. 큐민이 많이 들어간 당근 라페를 곁들여서 양고기와의 궁합도 좋고 당근 특유의 단맛과 라페의 새콤함이 어우러져서 입안에서의 조화가 매우 훌륭하다. 양주에 체리를 넣은 램주는 산미가 있는 부드러운 단맛으로 양고기를 처음 먹는 사람도 불편하지 않게 도와준다.
원 셰프의 방향은 매우 확고하다. 앞으로 어떤 계층의 누군가가 와도 만족할 수 있는 식당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원종민 셰프는 요리를 하는 셰프에서 시작을 했지만 브랜드를 만들고 브랜딩하는 기획자로서 확장하고 발전되어가는 새로운 형태의 크리에이터이다. 숫자를 볼 줄 아는 셰프로서 새로운 도전과 기획을 해나가는 원 셰프의 브랜딩이 기대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