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용산구청장 ‘이태원 참사’ 전날 “핼러윈 안전 전념하겠다” 다짐

국힘 용산구의회 의원들은 ‘박희영 탄원서’ 제출
박희영 용산구청장. 뉴스1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이태원 참사’ 발생 하루 전날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고 온 뒤 지역 관계자들에게 “핼러윈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취지를 전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박 구청장은 ‘이태원 참사’ 당일 ‘지역 축제’에 참석 했다고 밝혔지만 당시 고향인 경남 의령을 방문해 집안 제사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박 구청장은 축제에 참석하지 않고 개막식에 영상 축사만 보냈다.

 

지역 관계자들에게 “핼러윈 안전 전념하겠다”던 말뿐 아니라 참사 당일 행적도 거짓으로 해명으로 일관하면서 박 구청장을 향한 비판 여론이 한층 거세질 거로 보인다.

 

17일 CBS노컷뉴스는 단독으로 당시 소셜미디어(SNS) 대화내용을 입수했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지난달 28일 오전 9시 서울전쟁기념관 ‘피스앤파크’에서 열린 ‘전국시장·군수·구청장 대상 국정설명회’에 참석해 오후 12시경부터 1시간가량 이어진 대통령과의 오찬간담회에 자리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앉은 테이블에서 대통령 옆옆자리에 앉았다. 해당 테이블에는 대통령뿐만 아니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오후 8시 34분 당원 중 한 명이 “청장님이 전국 시장·군수·구청장을 대상으로 국정설명회가 있어 대통령실에 다녀오셨다”면서 “오늘 일정을 모두 마치시고 곧 있을 핼러윈 데이를 맞아 안전과 방역활동에 전념을 다하신다고 하셨다”는 글을 올렸다.

 

‘용산의힘’이라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는 용산구를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소속 지역 정치인과 핵심 당원 등 520여 명이 모여 있어 구청장 등이 치적을 알리는 곳으로 파악됐다.

'용산의힘' 단체 채팅방에 참사 전날 국민의힘 당원이 올린 내용. 사진=노컷뉴스 캡처

박 구청장은 앞서 열린 10월 26일 ‘핼러윈 대비 관계기관 간담회’, 10월 27일 ‘핼러윈데이 대비 긴급대책회의’ 등에는 불참했다.

 

‘안전을 챙기겠다’고 공언했던 핼러윈 참사 당일에는 관내를 벗어나기도 했다.

 

‘이태원 참사’ 직후 박 구청장은 유관기관 간 현장 대책회의에 불참한 채 귀가한 정황이 드러났다. 그는 현장 대응 회의에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아 부실대응 논란을 부르고 있다.

 

또 참사 당일 “퀴논길 갔다”는 주장도 ‘앤틱가구거리’로 번복하는 등 행적과 관련한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또 핼러윈을 앞두고 열린 용산구청 긴급 대책회의를 부구청장이 주재한 이유를 물은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의 질의에는 “저는 취임 4개월 차 구청장”이라며 “부구청장이 주재하겠다고, 관례대로 하겠다고 해서…”라고 해명해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서울 용산구의회 의원들는 박 구청장 살리기에 나섰다.

 

이들은 조직적으로 탄원서를 준비하는 등 같은 당인 박 구청장을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앞선 16일 KBS 보도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박 구청장에 대한 당 차원의 윤리위를 열고 징계를 논의하고 있다.

 

국민의힘 용산구의회 의원들은 박 구청장이 “언론의 마녀사냥식 보도로 희생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지난 11일 의원총회 중 당 윤리위 개최와 관련해 논의한 내용을 담은 문서에 당원과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탄원서를 준비한다고 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의 마녀사냥식 보도 등으로 박 구청장이 희생당하고 있어, 안타까운 심정으로 구명 운동을 전개한다는 것이다.

 

자발적이라고 했지만 기독교교구협의회, 의용소방대, 바르게살기운동 협의회 등 단체 6곳이 참여한다고 적혀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박 구청장 사퇴론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용산구의회에선 언론 보도의 희생양이라며 구명 운동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용산구의원들은 박 구청장이 탄원 추진 사실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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