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구 ‘1인 가구 안부살핌서비스’… 혼자 사는 어르신 지키미 역할 ‘톡톡’

인공지능이 전기 사용 변화 체크
이상 감지 땐 복지 공무원에 문자
최근 집에 쓰러져 있던 노인 구해

‘A님의 행동 패턴 변화가 감지됐습니다.’

지난달 28일 오전 8시, 울산시 중구 병영2동 행정복지센터 찾아가는 보건복지팀 공무원의 업무용 스마트워치에 이 같은 알림이 떴다. A(69)씨는 지병이 있는 데다 저장강박증을 가진 홀몸 어르신이다.



병영2동 복지팀 공무원은 A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A씨가 평소 이용하던 경로식당에 연락하자 “최근에 이용한 적 없다”는 답을 들었다. 그 길로 병영2동 행정복지센터 보건복지팀 공무원과 통합사례관리사는 A씨의 집으로 찾아갔고, 집주인의 도움을 받아 잠긴 A씨의 집 문을 열고 들어갔다.

A씨는 집 안 이불 위에 힘없이 쓰러져 있었다. 복지팀 직원들은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겼다. 다행히 A씨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울산 중구가 운영하고 있는 ‘1인 가구 안부살핌서비스’가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17일 중구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인공지능이 1인 가구의 전력사용 유형을 24시간 단위로 분석해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동 행정복지센터 복지 담당 공무원에게 알림 문자를 발송하는 것이다. 지능형 전력계량시스템이 설치된 가구에서 평소 하루에 사용하는 양과 다르게 전력 사용량이 급감하는 등 변화가 생기면 인공지능이 이를 감지해 복지담당 공무원에게 알려주는 식이다. 이 알림을 받은 공무원은 전화하거나 가정을 방문해 대상자의 안부를 확인한다.

중구는 올해 8월 한국전력과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고, 9월부터 이 서비스를 시행했다. 울산 지역에서 이 서비스를 하고 있는 곳은 중구가 처음이다. 230명의 홀몸 어르신이 서비스를 받고 있다.

도입 후 현재까지 29건의 알림이 발생했는데, A씨 사례를 제외한 나머지 28건은 외출했거나 병원에 입원한 등의 단순 부재 사례였다고 중구는 설명했다.

중구는 올해 말까지 홀몸 어르신이나 2인 가구이지만 1명이 노인, 장애인이어서 1인 가구와 같은 돌봄이 필요한 가구 등 400가구로 서비스 대상을 늘릴 계획이다.

중구는 인공지능 안부전화 서비스도 하고 있다. 480가구를 대상으로 일주일에 2번 인공지능이 전화를 건다. 만약 이 전화를 받지 않는 가구가 생기면 동 복지담당 공무원이 다시 확인하는 내용이다.

김영일 중구청장은 “1인 가구 증가 및 고령화 현상 심화 등으로 최근 고독사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어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고독사 예방 사업을 통해 복지안전망을 강화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