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생존/에드워드 글레이저, 데이비드 커틀러/이경식 옮김/한국경제신문/2만8000원
‘도시의 생존’은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인 에드워드 글레이저, 데이비드 커틀러가 도시의 역사와 미래 전망을 담은 책이다. 오늘날 전 세계 인구의 76%, 국내 인구의 91%가 도시에 거주한다. 도시가 계속 성장하고 번영하고, 나아가 모두에게 살기 좋은 곳이 되기 위해서는 인프라와 보건, 일자리와 주거, 교육과 치안 등 켜켜이 쌓인 여러 과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두 학자의 메시지를 흘려들을 수 없는 이유다.
지난 반세기 동안 도시가 쇠퇴하는 원인은 대부분 탈산업화였다. 고도로 자동화되고 모든 시스템을 갖춘 거대 제조공장들이 밀집된 도시에 있을 필요가 더는 없기 때문이었다. 미국 러스트벨트, 영국 리버풀이 대표적 예다. 하지만 이제는 그보다 훨씬 위협적인 요인이 나타났다. 최근에 발생한 통제 불가능의 팬데믹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자 상가는 텅 빈 채로 남아 있었으며, 공장은 한동안 가동이 멈춰 있었다. 도시의 결정적인 특징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근접성인데, 코로나19가 이를 막았다.
책은 “팬데믹의 본질은 전 세계의 어느 한 곳에서 시작되는 질병이 모든 나라에 위기를 가져온다는 데 있다”며 코로나19가 도시의 모습을 어떻게 바꿀지를 예측한다.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은 지리적 경계가 없다. 모든 지구인을 위협한다. 세계적 차원의 팬데믹 대응을 위해 나토(NATO)와 같은 기구를 설립해야 한다고 역설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