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동남아 순방 과정에서 불거진 언론 편향 논란과 관련해 17일 “부득이한 조치였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순방 전 MBC 취재진에 대한 전용기 탑승을 제한했고, 윤 대통령은 순방 기간 전용기 안에서 특정 매체만 따로 불러 사적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MBC에 대한 전용기 탑승 배제가 선택적 언론관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MBC는 지난 뉴욕 순방 과정에서) 우리 국가 안보의 핵심축인 동맹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는 아주 악의적인 그런 행태를 보였다”며 “대통령의 헌법수호 책임의 일환으로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MBC가 지난 9월 뉴욕 순방 때 가짜뉴스를 생산해 국익을 훼손했다고 주장하며 이번 동남아 순방 과정에서 MBC 취재진에 대한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를 취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언론도 입법, 사법, 행정과 함께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4개의 기둥”이라며 “예를 들어 사법부가 사실과 다른 증거를 조작해서 판결했다고 할 때 국민 여러분께서 사법부는 독립 기관이니까 거기에 대해서 문제 삼으면 안 된다고 할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언론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언론의 책임이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기둥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더구나 그것이 국민들의 안전보장과 관련된 것일 때에는 그 중요성을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유롭게 비판하시기 바란다. 언론과 국민의 비판에 마음이 열려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의 MBC 취재진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는 “반헌법적 조치”라는 비판과 함께 전용기를 사적 소유물로 여기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불렀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인도네시아 발리로 이동하는 전용기 내에서 특정 언론매체 기자 2명을 VIP 공간으로 따로 불러 1시간가량 면담한 것이 알려지며 언론 편향 논란이 확산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당시 면담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있다’는 지적에 “취재에 응한 게 아니라 개인적인 일”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