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화성-17형) 발사 하루 만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사실을 19일 공개하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부대'를 처음으로 명시해 주목된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발사한 화성-17형이 최고고도 6천49㎞까지 치솟아 4천145초간 999.2㎞를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우리 군의 탐지 결과(비행거리 약 1천km, 고도 약 6천100km)와 일치한다.
이들이 배치된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지는 북중 국경지대에 3개, 북한의 중간 지대에 1개가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중 국경지대는 북한이 한미 연합 공중전력의 폭격을 회피하고자 전략미사일을 배치할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북한 '미사일 벨트' 개념에서 전략미사일이 주로 배치되리라 예상하는 의미에서 '전략벨트'로 불리는 북한 북부 지역이다.
그에 비해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등이 배치된 북한 중부지대는 '작전벨트',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중심의 휴전선 부근 지역은 '전술벨트'로 각각 불린다.
다만 북한의 미사일이 다양해지면서 최근에는 이러한 '미사일 벨트' 개념이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는 견해도 있다.
이날 북한이 공개한 사진 속 화성-17형의 형태는 기존의 것과 동일하다.
심지어 이동발사대(TEL)에 부착한 차량 번호도 '321'로 같다.
종전 화성 계열 발사 공개 때와 비교해 눈에 띄는 차이는 미사일의 궤적과 비행거리 등을 보여주는 장비인 텔레메트리 모니터가 보이지 않는다는 정도다.
신 국장은 "전례에 비춰 보안 목적일 가능성은 크지 않고, 고각발사에 성공했다는 자신감이 있고 한미일도 이를 인지하고 있으리라는 계산으로 굳이 공개하지 않은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번 ICBM의 탐지 제원이 지난 3월 ICBM과 거의 같다는 점에서 당시 미사일을 화성-15형이라고 판단한 우리 군의 평가를 재해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당시 우리 군의 관측이 옳았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며 "3월 24일 ICBM 발사가 화성-17형 성공 결과였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머지않아 화성-17형을 추가로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2017년 북한은 화성-14형을 2차례 쏜 뒤 6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그 후 화성-15형을 발사했다.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미국을 압박하는 전략이다.
정상각도 발사로 대기권 재진입 능력을 입증하고 양산·배치에 필요한 검증도 해야 하는 등 기술적 과제도 남았다.
홍 실장은 "검수, 양산, 배치 이러한 용어를 쓰면서 실전화를 공표하는 마지막 퍼포먼스를 11~12월에 최소 한두번 시행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핵무력 완성 5주년인 이달 29일이 대외 과시용으로 좋은 시점"이라고 예측했다.
신 국장은 "6차 핵실험 때와 비슷하게 전개된다면 조만간 추가 ICBM 발사와 핵실험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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