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이 한반도까지?”…유명 세계사 교재에 역사왜곡 지도 실려

반크, ‘월드 히스토리’서 발견…해당 내용 출판사에 항의·시정 요청
박기태 단장 “잘못된 역사 정보, 교과서 통해 세계적 확산 우려”
중국 만리장성이 한반도까지 뻗어있는 지도가 실린 '월드 히스토리' 내용. 반크 제공]

 

세계적으로 인기리에 판매되는 역사 교과서에 중국의 만리장성이 한반도까지 뻗어있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포착됐다. 

 

이 교재는 아마존 베스트셀러이기 때문에 잘못된 역사 정보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아마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초·중·고교 역사 교재 중 하나인 ‘월드 히스토리’(World History)에서 만리장성의 범위를 과거 한반도까지 확장된 지도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교재는 영어 등 여러 언어로 번역돼 세계에서 유통되고 있으며, 아마존에서 ‘세계사’를 검색하면 두 번째로 상위에 노출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나라의 쇼핑몰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청소년용 세계사 교재로, ‘세계사 천재의 비법노트’로 번역돼 판매 중이다. 그런데 이 한국어판 교제에도 왜곡된 만리장성 지도가 그대로 사용됐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만리장성이 한반도까지 뻗어 있다는 잘못된 정보가 확산할 우려가 있다”며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월드히스토리의 출판사 측에 만리장성 범위에 대한 왜곡을 수정하라는 내용의 항의 서한을 보냈다”라고 밝혔다. 

 

만리장성은 지난 198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을 당시 간쑤(甘肅)성의 자위관부터 허베이(河北)성의 상해관까지로 표기했으며, 총길이는 약 6000㎞였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2009년과 2012년 자국 국경 주변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만들려는 ‘동북공정’을 통해 만리장성의 길이를 각각 8851㎞, 2만1196㎞로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압록강의 지류와 접해 있는 고구려 산성인 ‘박작성’도 만리장성에 포함했다. 

 

한편, 반크는 중국의 만리장성 확장 추진 등 역사 왜곡에 맞서 이를 전 세계에 알리고 고발하는 패러디 포스터를 제작해 소셜미디어(SNS)에서 배포하는 동시에 글로벌 청원(maywespeak.com/greatwall)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중국의 만리장성을 통한 역사 왜곡 실태를 알리기 위한 영문사이트 ‘만리장성의 역설’(The Great Wall Paradox·greatwall.prkorea.com)을 개설해 홍보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 세계 교과서, 관광 출판물, 백과사전, 박물관, 미술관에 서술 혹은 표기된 중국의 만리장성 왜곡과 고구려 및 발해에 관한 왜곡을 바로잡는 활동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