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역사상 첫 80대 대통령이 되면서 대통령직 적정연령에 대한 해묵은 논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이 80대 대통령을 맞이한 건 바이든 대통령이 처음이다.
특히 지난해 1월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제 4년 임기의 절반에 근접한 상태로 연임을 위해 2024년 대선에 도전할지 주목받는다.
바이든 대통령 이전에 최고령 미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의 보수 진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크고 작은 실수를 저지를 때마다 '정신건강 이상설'을 지속해서 제기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 이전에 70대 나이에 미국 대통령을 지낸 사람은 1961년 1월 임기종료 직전에 70세가 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77세에 두 번째 임기를 마친 로널드 레이건, 74세에 백악관을 떠난 트럼프 등 총 3명이었다.
이들이 대통령이 될 때 역시 대통령 적정연령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1984년 대선 당시에 73세로 미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으로 재임 중이던 레이건 대통령은 56세이던 민주당 후보 월터 먼데일 전 부통령과 TV 토론에 나섰다가 이 질문을 받았다.
한 패널은 "대통령님이 최근 먼데일 후보와 토론한 다음 이미 피곤한 상태라고 들었다"라며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쿠바 미사일 사태 때 며칠간 거의 잠을 자지 못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대통령님이 이런 상황에 제대로 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심은 들지 않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레이건 대통령은 "전혀 아니다"라며 "나이를 이번 대선 이슈로 삼지 않겠다. 나는 내 맞수의 젊음과 경험 부족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는 않겠다"라고 맞받아쳤다.
여유로운 태도로 자신이 고령인 것을 경쟁자의 경험부족으로 역공격한 이 발언은 대박을 터트렸고 가장 많이 반복 재생된 미 대선 토론 장면 중 하나가 됐다. 또 레이건 대통령은 압승을 거둬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레이건 대통령의 여유로운 화법 이면에 발언 실수 등이 있었기에 사람들의 의구심은 이어졌다고 한다.
레이건 대통령은 1989년 77세에 백악관을 떠났고 83세이던 1994년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는데, 두 번째 임기에 이미 이 병의 초기증세가 나타난 게 아니었느냐는 의문이 재점화됐다.
그밖에 1992년 대선에서는 46세의 젊은 빌 클린턴 후보가 22세 연상인 조지 H.W. 부시 대통령에 맞섰다.
이는 미 남북전쟁 이후 가장 큰 양당 후보간 나이 차였는데, 이때 승리를 거둔 클린턴 전 대통령은 50세가 된 1996년 대선에서 73세의 밥 돌 후보와 경쟁해 이 기록을 경신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당시 "돌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에 너무 늙었다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데, 내가 의문을 품는 것은 그의 생각이 얼마나 늙었는지다"라고 말했다.
돌 후보는 자신의 나이에 대한 지적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유세 도중 실족해 바닥에 굴러떨어지는 장면은 고령 후보의 상징적인 모습으로 두고두고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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