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위성 발사 증가 등으로 급증한 우주 쓰레기 처리 분야에서 선두권으로 치고 나가고 있는 일본에 중국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현재 지구 저궤도(LEO: 지상에서부터 고도 2000㎞ 이내)는 쓰레기로 가득 차 있다. 미국과 러시아 주도로 이뤄진 지난 수십년간의 우주탐사와 최근 급증한 우주인터넷 구축 등의 상업 우주 활동이 남긴 수명이 다하거나 고장 난 장비, 위성 등이다. 우주 쓰레기는 시속 2만8163㎞의 속도로 지구를 돌고 있다.
미국 나사(항공우주국)는 지난해 5월 기준으로 지구 궤도에는 소프트볼 공보다 큰 크기의 우주 쓰레기 2만3000여개가 있다고 밝혔다. 이를 각각 1㎝ 이상, 1㎜ 이상으로 크기를 줄이면 약 50만개, 1억개로 늘어난다.
이들 쓰레기는 워낙 빠른 속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우주선 등에 치명적이다. 작은 페인트 얼룩도 이 속도로 날아가면 우주선을 손상시킨다고 한다. 국제우주정거장(ISS)의 경우 1999년부터 2020년 사이 29회나 우주 쓰레기 때문에 회피 기동을 했다.
이렇게 치명적이지만 우주 개발 경쟁을 한 미국과 러시아, 최근에 급부상한 중국 등이 서로 관계가 좋지 않아 공동 대응에 나서지 않는 틈을 일본이 파고들었다고 WP는 분석했다. 우주 쓰레기 청소와 경감 책임을 지우는 국제규칙 마련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최근 도쿄에 본사를 둔 아스트로스케일이란 회사와 손을 잡았다. 이 회사는 2030년까지 세계 최초의 주기적인 우주 쓰레기 처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우주 궤도에 있는 위성에 연료를 재주입·충전하고 수리해 수명을 연장하는 기술도 함께 개발, 이 과정에서 우주 쓰레기까지 회수해 오는 사업 계획을 구상 중이다.
일본 정부는 이 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우주 쓰레기 경감에 관한 민간기업과 각 나라가 지켜야 할 기준을 만들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이미 올해 초 우주 쓰레기 제거 조사와 임무 수행을 위한 규정·규칙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
중국 기업들도 이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광둥성(廣東省) 선전(深?)에 본사를 둔 오리진스페이스는 지난해 대형 그물로 우주 쓰레기를 걸러낼 수 있는 로봇 프로토타입(원형)을 출시했다.
WP는 우주 청소가 가장 먼저 필요한 나라가 중국이라고 꼬집었다. 1970년 첫 위성을 올린 중국은 2045년까지 세계적 우주 강국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최근 건설 막바지에 이른 자체 우주정거장과 급성장하는 우주산업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더 많은 잔해를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도 최근엔 우주 쓰레기 분야에서 국제 리더십을 획득하려고 노력 중이다. 올해 1월 중국은 우주 쓰레기 처리 위성을 보내 자국의 수명이 다한 다른 위성을 폐기 궤도로 견인하는 데 성공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해 위성 운영자가 문제 발생 시 위성 궤도 이탈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규정도 만들었다. 2007년 수명이 다한 기상위성을 탄도미사일로 쏴 파괴하면서 단번에 사상 최대인 3500개 이상의 크고 작은 우주 쓰레기를 지구 궤도에 뿌린 것과 다른 행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