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대장동 일당’의 폭로전이 본격화하면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이어 남욱 변호사까지 ‘변심’하게 된 배경 등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지난해 1차 검찰 수사 때 굳게 입을 다물었던 것과 달리, 1년간 수감된 후 출소와 동시에 대장동 개발 사업 및 불법 대선자금 의혹과 이 대표의 관련성을 작정한 듯 폭로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변심 이유로 ‘배신감’을 내세운 반면, 남 변호사는 “(1차 조사 당시) 겁이 났다”고 말했다. 천화동인 1호의 명목상 소유주인 화천대유 대주주이자, 핵심 키를 쥐고 있는 김만배씨도 석방을 앞두고 있어 김씨 역시 입장을 바꿀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달라진 진술… “겁이 나서 진술 못한 것”이라는데
실제로 지난해 대장동 초기 수사팀은 “부실수사”라는 비판에 휩싸였다. 사건 초기 유 전 본부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처음 기소하면서, 배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아 ‘꼬리 자르기 수사’라는 지적도 나왔다. ‘초과 이익 환수 조항’ 삭제 문제 등 이 대표와 대장동 의혹이 연결될 수 있는 배임 혐의 규명에 검찰이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뒤늦게 유 전 본부장을 배임 혐의로 추가 기소했으나, 그 후 진행된 추가 수사에서 이 대표를 겨냥한 ‘윗선’ 수사로 나아가지 못했다.
유 전 본부장의 경우 변심의 주된 이유로 이 대표와 그 측근들에 대한 ‘배신감’을 들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24일 재판에 출석해 기자들과 만나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나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에 대해 “진짜 형들인 줄 생각했는데, 그럴 이유가 없었다”며 “배신감일 수도 있는데 내가 좀 착각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는 심경을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 대표가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을 “모른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천화동인 1호의 명목상 소유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씨도 사건 초기 이 대표와 천화동인 1호 지분 관련성을 부정했는데, 출소 시점에 입장을 뒤집을지 주목된다. 김씨는 오는 24일 석방될 예정이다. 한 변호사는 “유동규와 남욱 등 관련자들이 폭로전을 이어가면서 결국 핵심 키를 갖게 된 것은 김만배”라며 “김만배의 결심에 따라 천화동인의 지분이나 선거자금 관련 의혹 외에도 아직 밝혀지지 않은 ‘50억 클럽’ 등 의혹까지 실마리가 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