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남욱 “천화동인 1호는 李 시장실 지분”, 李대표 소명하라

“2015년 김만배에게 들은 것” 폭로
유동규에 이어 李측에 불리한 진술
“檢 조작수사” 정치공세 더는 안 돼
대장동 사건으로 구속돼 재판받던 남욱 변호사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구속되면서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가운데 남 변호사 등의 폭로전이 이어지고 있다. 남정탁 기자

대장동 개발 업자인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시장실 지분이라는 것을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에게 들었다”고 폭로해 파장이 크다. 어제 1년 만에 석방된 남씨는 법정에서 “그동안 대선도 있고 겁이 많아 제대로 말을 못했다"며 "2015년 2월부터는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실 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2014년 성남시장 재선을 앞두고 이 대표 측에 최소 4억원을 건넸다고도 했다.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구속에 이어 이 시장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는 형국이다.

 

남씨의 잇단 폭로는 새로운 국면을 예고한다. 그는 "김씨로부터 그의 천화동인 지분(49%) 중 37.4%가 이 시장 측의 지분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사실상 대장동 개발 특혜 제공에 따른 이 대표의 돈으로 보는 검찰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김씨도 지난해 대장동 사건 수사 당시 녹취록에서 “천화동인 1호 지분의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정 실장 압수수색 영장에는 김씨가 2015년 6월 “너네 지분이 30%가 되니까 필요할 때 써라. 잘 보관하고 있을게”라고 하자, 정 실장이 “저수지에 넣어둔 거죠”란 취지로 대답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모두 이 대표 측을 가리키고 있는 것 아닌가.

 

이제 김씨의 진술이 관건이다. 김씨는 아직 천화동인 1호가 본인 소유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남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영학 회계사는 김씨가 이 대표 측에 배당금 중 428억원을 주기로 약속했다고 진술했다. 이 대표와 ‘정치적 공동체’인 정 실장과 김 부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거나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확실한 증거를 바탕으로 남은 의혹을 규명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이 대표는 어제 “검찰독재정권의 어떤 탄압에도 민주당은 흔들림 없이 민생과 경제를 챙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 이상 “검찰의 조작수사”라는 정치공세로 피해갈 때가 아니다. 자신의 방탄을 위해 민주당을 동원하는 건 안 될 일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쯤 되면 이 대표가 유감 표명이라도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나. 이 대표는 왜 대장동 일당에게 천문학적 개발 이익을 안겨 주는 문서들에 결재 사인을 했는지부터 소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