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잠정 중단한 데 대해 “용산 대통령실로 간 것 자체가 국민 소통 강화하겠다는 거고, 큰 이유 중 하나가 도어스테핑인데 그것마저 내팽개치고 ‘도어스키핑(door skipping)’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명박 산성’에 이어 ‘석열 가벽’을 세워 국민과의 소통을 단절하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MBC 기자-비서관 공개 설전’ 사태 여파로 도어스테핑은 잠정 중단됐다. 지난 18일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에서 동남아 순방 때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 것과 관련해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하자 MBC 기자가 집무실로 이동하는 윤 대통령을 향해 “뭐가 악의적인가”라고 언성을 높였고, 이 과정에서 MBC 기자와 대통령실 이기정 비서관 사이 언쟁으로 번진 일이 발단이 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전날(21일) 윤 대통령 출근 직전인 오전 8시54분 언론 공지를 통해 “21일부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실은 그 이유로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됐다. 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정 최고위원은 “‘나는 국민과 소통을 강화했다’며 도어스테핑을 자랑스럽게 얘기하지 않았느냐”며 “그런데 도어스키핑이 됐으면 용산으로 간 명분이 많이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면 다시 청와대로 돌아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최고위원은 MBC 기자가 도어스테핑 과정에서 팔짱을 끼고 슬리퍼를 신은 채 임한 것과 관련 여당을 중심으로 ‘무례하다’고 태도 문제를 지적한 것에 대해선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 기차 안에서 구둣발을 올렸는데도 사과하거나 성찰하지 않았다”며 “실내에서 실내화를 신는 게 문제인가. 본질과 다른 것으로 슬리퍼를 신고 다니면 다 가벽을 설치해야 하나”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도 아닌 대통령실 관계자와 벌어진 언쟁으로 가벽까지 설치하고 출입 징계를 요청하는 자체가 좁쌀 대통령이다, 간장 종지 아니냐는 조롱 섞인 비난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도어스테핑이 진행되는 청사 1층에 가림막이 설치된 것 관련해 “지난 2일 비공개로 진행된 외국 대표단 접견 시 일부 출입기자가 일방적으로 대표단을 촬영한 일이 있었다”며 “1층 구조물 설치는 이 일을 계기로 논의된 것으로, 대통령의 도어스테핑과는 무관하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