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로 TV 수요가 둔화했음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점유율 1, 2위를 기록하며 세계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프리미엄 제품 시장에서도 70% 이상 점유율로 한국 브랜드의 저력을 과시했다.
2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3분기 누적 글로벌 TV시장 규모는 723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829억3000만달러에 비해 12.7% 감소했다. 판매량 역시 3분기까지 누계 1억4300만대를 기록해 지난해보다 4.4% 감소했다. 3분기 누적 한국 업체의 금액 기준 점유율은 지난해에서 1.8%포인트 하락한 47.2%였다. 이어 중국 28.2%, 일본 13.5% 등 순이었다. 경기 침체 여파로 출하량 감소 등 재고 조정 영향이 작용한 상황으로 풀이된다.
이런 수요 둔화 심화에도 국내 브랜드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까지 누계로 금액 기준 30.2% 점유율을 기록하며 전 세계 TV 시장 1위를 지켰다. LG전자는 3분기까지 1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우리 기업은 프리미엄·초대형 제품 중심으로 판매 실적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네오(Neo) QLED와 라이프스타일 TV 등을 앞세워 3분기 누계 금액 기준 51.1% 점유율을 기록했다. LG전자도 21.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합산 점유율이 72%를 넘는 압도적 우위를 차지한 것이다. 75형 이상 초대형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37.5% 점유율을 보였다. LG전자가 16.2% 점유율로 국내 업체가 절반 이상(53.7%)을 차지했다.
LG전자는 올레드 TV 시장에서 10년 연속 1위 달성을 앞뒀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레드 TV가 처음 출시된 2013년 이후 올 3분기까지 총 누적 출하량은 1400만대다. 연간 TV 출하량의 30% 이상이 연말에 집중되는 점을 고려하면, 연내 올레드 TV 누적 출하량은 1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또 TV 매출 가운데 최상위 라인업인 올레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0.9%포인트 높아진 33.7%로 집계됐다.
현재 전 세계에 판매되는 올레드 TV 가운데 LG전자의 점유율은 수량 기준 60%에 육박한다. 시장 침체에도 올레드 TV의 압도적 화질과 디자인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고 판매량도 축소되고 있지만 프리미엄 제품 쪽의 비중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