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3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커진 피로감 탓에 백신 접종이나 방역 수칙 준수 참여도가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명 중 1명만 백신 접종이 중요하다고 했고, 10명 중 3명은 확진돼도 7일 격리를 안 할 수 있다고 답했다.
22일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동절기 코로나19 대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피로감 점수는 7점 만점에 4.18점이었다.
‘언론이나 미디어에서 코로나19 관련 주제가 너무 많이 언급되는 것에 지치고 질린다’에 52.1%가 동의했다. 너무 오래 코로나19에 몰입한 나머지 예방행동 의지가 꺾이는 것 같다(46%), 주변에서 누군가 코로나19를 화제에 올리면 주제를 돌리거나 무관심하게 대응하게 된다(40.9%) 등의 행동도 나타났다.
‘증상이 의심되지만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을 수 있다’에 42%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8월 응답률 41.1%보다 높아진 것이다. ‘자가검사에서 양성이었지만 병·의원의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나 선별진료소의 PCR 검사 등 추가 검사를 받지 않을 수 있다’와 ‘최종 양성 판정받았으나 7일 격리의무를 완전히 준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도 지난 8월 32.7%, 30.4%에서 34.9%, 32.2%로 각각 소폭 상승했다. 다만, 실내마스크 착용은 69.6%가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관심도 떨어졌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중요하다는 응답은 56.9%에 그쳤다. 2021년 2월엔 82.2%에 달했으나 지난 8월 52.5%로 낮아졌고, 이번 조사에서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동절기 추가 접종 의향에 대해 ‘반드시 접종할 것’이라는 응답은 23.6%에 불과했다. 2%는 ‘절대 접종하지 않을 것’, 22.8%는 ‘아마도 접종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를 반영하듯 18세 이상 동절기 접종률은 이날 기준 4.3%에 불과하다.
접종하지 않는 이유로는 ‘백신을 맞아도 감염되기 때문’(63%·중복), ‘백신이 안전하지 않기 때문’(51.8%), ‘백신 위험에 대한 피해 보상이나 지원이 만족스럽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37.5%) 등을 꼽았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위험 정보를 제공하고 권고 준수를 당부하거나 설득할 때 수용자인 다수 국민의 피로감을 조금 더 세심하고 주의 깊게 다룰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