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독일 ‘헤리티지 펀드’의 국내 판매사 6곳이 투자자에게 투자 원금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는 금융 당국의 권고가 나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1일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열고 신한투자증권·NH투자증권·현대차증권·SK증권·하나은행·우리은행 등 6개 금융사가 판매한 독일 헤리티지 펀드와 관련한 분쟁 조정 신청 6건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헤리티지 펀드는 독일 내 문화적 가치가 있는 오래된 건물을 매입한 뒤 내부 리모델링을 거쳐 매각 혹은 분양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의 펀드다. 신한투자증권 등 6개사는 2017년 4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이 펀드를 판매했으나, 관련 사업 시행사가 파산하면서 2019년 6월부터 환매를 중단했다.
분조위는 해외 운용사가 중요한 부분에 대해 거짓 또는 과장되게 상품제안서를 만들었고, 6개 판매사는 계약 체결 시 상품제안서에 따라 독일 시행사의 신용도와 재무 상태가 우수하다고 설명해 투자자의 착오를 유발했다고 판단했다. 분조위는 “이런 구조에 따라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면 누구라도 이 상품에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일반 투자자가 독일 시행사의 시행 능력 등에 대해 직접 검증하길 기대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일반 투자자에게 중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분조위는 6개사에 일반 투자자의 투자 원금 전액을 반환하도록 권고했다. 분쟁 조정 신청인과 이들 판매사가 조정안을 접수한 뒤 20일 이내에 조정안을 수락하면 조정이 마무리된다. 이어 나머지 일반 투자자에 대해서도 분조위 결정 내용에 따라 자율 조정이 원만히 이뤄질 경우, 약 4300억원(일반 투자자 기준)의 투자 원금이 반환될 것으로 금감원은 보고 있다.
금융사들은 법률 및 내부 검토를 거쳐 수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