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팀 프랑스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혔다. 하지만 대회 직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폴 포그바(유벤투스), 은골로 캉테(첼시), 크리스토퍼 은쿤쿠(라이프치히) 등이 부상으로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특히 지난 20일에는 올해 발롱도르 수상자인 간판 공격수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까지 훈련 중 왼쪽 허벅지를 다쳐 이탈했다. 이러니 프랑스도 직전 대회 우승팀 부진이라는 ‘디펜딩 챔피언의 저주’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말들이 많았다.
특히 벤제마 공백이 크게 다가왔다. 자칫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에게 공격의 과부하가 걸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프랑스에는 벤제마 못지않은 훌륭한 공격수가 하나 더 버티고 있었다. 바로 올리비에 지루(AC밀란)였다.
지루가 23일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D조 1차전 호주와의 경기에서 홀로 2골을 책임지며 4-1 완승을 이끌었다. 1골 1도움을 올린 음바페가 지루 뒤를 받쳤다.
아울러 만 36세 54일인 지루는 역대 월드컵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선수 중 전 카메룬 국가대표 공격수 로저 밀라에 이어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1990 이탈리아 대회 16강 콜롬비아전에서 두 골을 몰아쳤던 밀라의 당시 나이는 38세 34일이었다. 벤제마가 있었다면 벤치 멤버로 대기했을 지루였기에 더더욱 값지게 다가오는 기록들이다.
지루는 경기 후 “더는 바랄 수 없는 경기다. 굉장한 자부심을 느끼며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팀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 (프랑스는) 경기를 치르며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랑스가 첫 경기를 기분 좋게 승리하며 ‘디펜딩 챔피언의 저주’로부터 탈출할 기미를 보였지만 아직은 안심할 수 없다. 이날 호주전 전반에 측면 수비수 루카스 에르난데스(바이에른 뮌헨)가 오른 무릎을 다쳐 월드컵에 더 출전할 수 없게 되며 또 한 명의 전력 손실을 보게 됐기 때문이다. 에르난데스는 경기 후 정밀 검진 결과 전방십자인대를 다쳤다는 진단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