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취임도 한 달을 맞는다. 이 회장은 취임 이후 지역 협력사를 챙기며 상생을 강조하는 한편 글로벌 VIP 인사들과 잇따라 만나 사업 방향을 논의하는 등 경제 협력 기틀을 다졌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이 취임 직후 강조하고 있는 키워드는 미래 동행이다. 이 회장이 회장 자리에 오르자마자 달려간 곳은 광주에 있는 협력업체 디케이였다. 이어서 찾은 곳은 부산의 중소 도금업체 동아플레이팅이었다. 동아플레이팅의 경우 협력업체는 아니지만 삼성이 지원하는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 대상이다.
이런 행보는 이 회장이 삼성전자의 사회적 책임(CSR) 경영을 강조하는 한편 추후 상생을 경영의 중요 축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삼성 창립 50주년 당시에도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언급하는 등 꾸준히 지역사회와 상생을 강조해왔다.
이어서 만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 회장과 면담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개하기도 했다. 산체스 총리는 이 회장과 면담 전날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반도체 1라인(P1)을 방문하고 이 회장에게 스페인 정부 반도체 사업에 대한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까지 ‘뉴 삼성’ 비전이 구체화하지 않은 만큼 이 회장이 연말 인사를 통해 이를 보여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재계에선 이 회장이 사장단 인사로 뉴 삼성 구상을 발표하는 한편 지배구조와 컨트롤타워 재편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해외 출장 등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행보에 나설 것으로도 관측된다.
한편 LG그룹을 시작으로 4대 그룹이 올 연말 인사 시즌 돌입하게 된다. LG그룹은 최고 경영진에는 큰 변화가 없는 안정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12월 초로 예정된 삼성 인사에서도 큰 변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작을 전망이며, SK도 핵심 경영진은 유임될 가능성이 크다. 12월 중하순 인사가 이뤄지는 현대차그룹의 경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차원에서 인사가 1~2주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