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정부 첫 수출전략회의, 현장에 귀 기울여 경제 활로 찾길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이후 처음으로 수출이 2개월 연속 역성장할 것이 확실시된다. 올해 수입이 수출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누적 무역수지 적자는 400억달러에 육박한다. 사상 최대치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로서 위기감을 가져야 할 때다.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제1차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경제부처·수출기업 관계자들과 함께 수출 상황을 점검하고 지역별·국가별 맞춤형 수출 전략을 수립한 배경이다. 직접 수출 현안을 챙기면서 수출 유관부처·기관의 총력 지원체계를 구축해 수출 활력을 되살려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절박한 인식이 바탕에 깔렸다.

수출전략회의에서는 수출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한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14개 수출 유관부처가 각각 수출조직을 만들어 부처별 수출지원 전담체계를 보강하기로 했다. 아울러 원전·방산·해외건설 등 부처별 소관 유망산업에 대한 수출 활성화 전략을 마련하고,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주재하는 수출지원협의회를 매달 열어 이행 현황을 점검한다. 아세안·미국·중국 등 3대 주력시장과 중동·중남미·유럽연합(EU) 등 3대 전략시장 수출은 시장별 특화전략을 세워 지원하고, 정부의 수출지원을 받지 못하는 무통관 수출 등 사각지대를 해소하기로 했다. 기업별 수출신용보증 한도를 확대하고 내년 무역금융 규모도 최대 260조원까지 늘린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26년까지 수출 5대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대외 수요 둔화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우리 전체 수출의 20%가량을 차지하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국내 주력산업의 내년 수출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내년 수출액이 올해보다 3.1%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수출은 오늘날의 한국경제를 만들어낸, 국민 일자리의 원천”이라며 “각 기업이 수출 수주 과정에서 겪는 애로 사항과 정부가 무엇을 해줘야 하는지를 찾아내서 바로바로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먼저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정책에 적극 반영해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 경제의 활로를 찾으려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국회에서도 여야가 반도체산업 지원 특별법인 ‘K-칩스법’ 등의 처리를 서둘러 수출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