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옹’
1995년 개봉한 뤼크 베송 감독의 영화 ‘레옹’은 감정이 결핍된 킬러와 불량 소녀라는 주제로 굉장히 큰 인기를 끈 액션 영화로 주인공 레옹 역을 맡은 장 르노의 덤덤한 듯 카리스마 있는 모습과 마틸다라는 캐릭터를 대유행시킨 내털리 포트먼의 앳된 시절과 매력적인 연기를 볼 수 있다.
일 처리가 확실한 냉정한 킬러 레옹은 어느 날 옆집 가족이 처참히 몰살당하는 것을 보게 된다. 잠시 심부름을 갔던 마틸다는 참혹한 광경을 목격하며 겨우 정신 줄을 잡은 채 기지를 발휘해 레옹의 집 문을 두들기는데, 순간 많은 고민을 하는 레옹의 표정과 절실한 마틸다의 일그러진 얼굴은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감이 들게 한다. 문을 열어주며 환한 빛이 펼쳐지는 장면으로 둘의 인연이 시작된다. 사람을 죽이기만 해봤지 살려보지 못했던 레옹, 어떻게든 마틸다를 밀어내려 하지만 쉽지 않다. 동생의 죽음이 머릿속에 선명한 마틸다는 결국 가족의 복수를 결심하고 레옹에게 글을 가르쳐 주는 대신 킬러 수업을 받기 시작한다.
#레옹과 우유
레옹은 영화에서 주로 우유를 먹는다. 우유를 마시고 화초를 가꾸고 일이 있지 않은 날엔 항상 같은 일의 반복이다. 레옹은 킬러라는 직업에 비해 정순한 삶을 살아간다. 종종 계단에서 서성거리는 마틸다는 새엄마나 새 언니와 사이가 좋지 않고 아버지에게는 학대를 당한 듯 얼굴에 멍울이 맺혀 있다. 사는 게 원래 이렇게 힘드냐는 말에 덤덤하게 그렇다고 이야기하는 레옹은 코피를 흘리는 마틸다에게 손수건을 건네준다. 평소라면 신경 쓰지 않았을 주인공의 마음을 아는지 그 호의에 보답하듯 대신 우유 심부름을 해주겠다는 마틸다는 슈퍼로 우유를 사러 달려간다. 그 무심한 레옹의 작은 관심이, 마틸다의 보답하고자 하는 호의가, 또 문을 열어주는 용기가 그녀를 살리게 된다.
레옹은 술을 마시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술 대신 늘 우유를 마신다. 항상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선글라스를 끼고 소파에 기대어 앉아 선잠을 자는 그에게 우유를 마시는 이유란 단순히 목마름이 아니라 영양 성분 때문 아닐까 싶다. 우유에는 칼슘, 칼륨, 마그네슘이 풍부해서 마음을 안정시키고 긴장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는데 특히 수면을 쾌적하게 하도록 도와주는 트립토판이 함유돼 자기 전에 마시면 좋다. 그에게 우유는 술을 마셔 잊기보단 현실에 맞서려는 버팀목 아니었을까 싶다. 하나 궁금한 건, 레옹은 자기 전에 우유를 따뜻하게 데워 먹었을까?
#우유의 역사
우유의 식용은 기원전 4000년쯤부터 시작돼왔다고 추측하나 확실하진 않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젖소의 우유 외에도 양이나 염소의 젖도 섭취해왔으며 우유를 발효해 만든 치즈 같은 음식이 전 세계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고구려의 주몽이 말젖을 먹고 자랐다는 설화나 삼국시대 때에 귀족이 우유를 식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우유는 지금 우리에게도 밀접하게 다가온다. 거의 가공된 우유를 영양, 건강상의 이유로 섭취하는 경우가 많은데 서양처럼 우유를 요리에 자주 사용하지 않는 걸 생각한다면 우리는 꽤 우유를 좋아하는 편인 것 같다. 참 사랑받는 우유이지만 유통기한이 길지는 않다. 만약 기한이 임박한 우유가 있다면 약간의 레몬즙과 소금을 추가해 리코타 치즈를 만들어 먹는 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