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과 심야에 술자리를 함께했다고 말했다는 첼리스트 A씨가 그제 경찰에서 “전 남자친구를 속이려고 거짓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한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해 A씨가 술자리가 있었다는 날 자정을 넘긴 시각에 강남구 청담동의 해당 술집에 없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개인적 이유로 이런 거짓말을 지어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더 황당한 건 김 의원 태도다. 그는 어제 입장문을 내고 “윤 대통령 등 관련된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다시 그날로 되돌아간다 해도 저는 다시 같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이 관련된 불확실한 정보를 제대로 검증도 하지 않고 국회 국정감사에서 의혹을 제기했다가 허위로 판명됐다면 당사자들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유감’ 운운하면서 자신의 의혹 제기가 정당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이다. 참으로 낯이 두껍다.
김 의원의 ‘아니면 말고식’ 의혹 제기는 이것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엔 한 장관이 법무부 행사장에서 만난 민주당 이재정 의원을 따라가 의도적으로 악수 장면을 연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달 초엔 이재명 대표와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스 주한 유럽연합(EU) 대사의 비공개 면담을 브리핑하면서 페르난데스 대사의 발언을 왜곡했다가 항의를 받고 하루 만에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 면책특권을 음해와 선동의 도구로 삼고 조작 발언으로 외교참사를 빚은 김 의원은 당 대변인은 물론,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 유감 표명으로 얼렁뚱땅 넘어갈 일이 아니다. A씨 통화 내용이 유포된 경위와 김 의원의 녹음파일 입수 과정 등을 엄정한 수사로 밝혀내야 한다. 김 의원의 법적·정치적 책임도 물어야 할 것이다.
김 의원을 두둔하고 거든 민주당 지도부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이 일은 제2의 국정농단에 해당할 만큼 엄청난 사건”이라고 했고, 장경태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청담동 술자리 의혹’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틀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진실 규명을 위한 전담팀 구성을 제안했다. 공당의 모습이 아니다. 당 차원의 사과와 함께 김 의원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