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 나흘째인 27일 전국 곳곳에서 물류 운송 차질이 이어졌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법제화를 촉구하며 부산항, 평택·당진항 등 항만·물류시설 주변에서 파업 홍보물을 배부하는 등 선전전을 계속했지만, 비조합원 운송 방해나 물류기지 출입구 봉쇄 등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 나흘째 파업 지속…주요 항만·물류기지 물동량 '뚝'
◇ 파업 장기화 따른 산업현장 생산·유통 차질 우려 고조
화물연대의 파업이 이어지면서 산업현장에도 공장 가동 중단 등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지난 24일부터 1일 출하 물량 8천t을 내보내지 못해 쌓아두고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 여름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침수된 공장 피해 복구를 위한 자재 반입을 화물연대에 요청한 상태다.
전남지역은 여수 석유화학단지를 중심으로 화물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업체들은 야외 적치장에 생산 제품을 쌓아두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화물이 쌓이고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이날 휴일이어서 공장 가동을 하지 않았다. 지난 25일 화물연대 파업 이후 개별 운송을 시작한 기아차 광주공장은 파업이 종료될 때까지 개별 운송을 이어갈 계획이다.
정유화학업체가 밀집한 서산 대산산업단지 내 기업들은 업종 특성상 긴급 운송이 시급해 파업 일주일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충북지역 시멘트 업체들은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로 육상 출하를 중단하고 철도로 시멘트 제품을 운송하는 상황이다.
제주의 경우 제주개발공사가 생산·공급하는 제주 삼다수 운송이 일부 차질을 빚고 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시멘트 수급 불안정으로 인해 제주지역 각종 공사가 차질을 빚고 조생 감귤 유통에도 문제가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
◇ 정부-화물연대 28일 첫 교섭…입장 차이 커 난항 예고
화물연대와 정부는 2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만날 예정이다. 양측의 공식 대화는 지난 15일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품목 확대는 안 된다는 정부 입장과, 이를 요구하는 화물연대 입장이 확고해 교섭에 난항이 예상된다.
경찰은 화물연대 파업에 대응해 주요 물류 거점지역에 경찰력을 배치해 화물연대가 주요 사업장과 교차로 주변에서 비조합원 차량 운송 방해, 차로 점거, 운전자 폭행 등 불법행위를 하는지 점검하고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의왕 ICD를 방문해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 상황을 점검하고 근무 중인 경찰관기동대원을 격려했다.
윤 청장은 현장 점검을 마친 뒤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현장 체포를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며 "특히 핵심 주동자와 극렬행위자, 그 배후까지 끝까지 추적해 예외 없이 사법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전날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정상 운행 중인 화물차주들의 안전을 적극 확보해야 한다"며 경찰에 적극적인 대응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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