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스토킹한 혐의로 조사 받고 있는 ‘시민언론 더탐사’ 소속 기자 김모씨가 29일 아이폰에 비밀번호를 건 채 서울 수서경찰서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진구 더탐사 대표는 “경찰이 스토킹 혐의가 추가로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가 필요하다고 말해 제출했다. 한 장관이 본인의 행동을 되돌아보라는 의미에서 아이폰에 비밀번호를 설정해 경찰에 넘겼다”고 말했다.
앞서 한 장관은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으로 2년간 수사받았지만 검찰에 제출한 아이폰 비밀번호를 끝까지 알려주지 않았다.
앞서 경찰은 김씨 주거지와 휴대전화를 지난 27일 압수수색하려 했지만 김씨가 불응해 영장을 집행하지 못했다.
김씨는 퇴근하는 한 장관을 자동차로 미행하는 등 스토킹한 혐의로 지난 9월 한 장관으로부터 고소당했고, 이달 4일 피고소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정당한 취재 활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 장관의 차량을 쫓은 건 2회 정도이고, 나머지도 주거지 인근에서 탐문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했다.
경찰은 더탐사 취재진 5명이 27일 한 장관의 집 앞까지 찾아갔다가 공동주거침입과 보복범죄 등 혐의로 고발당한 사건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김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려 했지만 응하지 않아 집행이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고발당한 기자들에 대해 스토킹처벌법에 따른 긴급응급조치를 결정했다. 이들은 한 장관과 가족, 주거지 100ｍ 이내 접근이 금지되며, 전기통신 수단을 이용해 접근해서도 안 된다.
강 대표는 “한 장관의 집 방문은 취재 활동의 일환이었던 만큼 항고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