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 총파업이 8일째에 접어들었다.
경제의 ‘혈관’인 물류가 여드레째 막히면서 건설·산업 현장 곳곳에 피해는 규모가 날로 커지는 가운데 이같은 여파는 차를 구매한 고객에게도 영향을 미치는데 출고를 앞둔 일부 소비자들은 출고장을 직접 찾아 차를 인수할 계획을 세웠다.
1일 세계일보와 만난 현대차 구매 고객 A씨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 4월초 구매계약을 한 뒤 전날인 30일 출고가 예정됐었다.
평소와 같다면 예정된 시간 지정된 곳으로 차량이 탁송차에 실려 A씨에게 전달되겠지만 지금은 파업 여파로 상황이 다르다.
A씨가 차를 계약한 딜러(판매사원)은 “차는 완성됐지만 화물노조 파업으로 차를 옮길 수 없다”면서 출고 지연을 알려왔다.
그러면서 “언제 출고가 가능할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했다.
파업이 장기화 하면서 완성차 출고가 어렵게 됐고 이에 차를 받지 못한 다른 고객들까지 대기 순번이 잡혔기 때문이다.
이에 그는 하는 수 없이 휴가를 내고 출고장까지 이동해 차를 직접 인수하기로 했다.
A씨는 “평소 같았으면 어려웠을 출고장 인수가 화물연대 파업으로 가능해졌다”며 “번거로움 대신 탁송비 아끼기로 했다”고 말했다.
울산 화물연대 파업으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로드 탁송’을 이어가고 있다. 사정은 기아자동차도 마찬가지다.
‘로드 탁송’은 완성차를 각 지역 출고센터로 이송하는 것을 뜻한다.
화물연대 파업 이후 하루 1000여 대가 매일 로드 탁송되고 있다. 여기에 동원되는 임시직은 수백 명에 이르는데 이중 대부분은 단기 아르바이트로 이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은 출하장에 완성차를 직접 운전해 옮긴 후 탁송 업체에서 준비한 버스로 공장에 돌아온다.
이렇게 하루에 완성차 1~3대를 운송하는데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일할 수 있고 일당이 15만원으로 이른바 ‘꿀알바’로 불린다.
다만 일부 구매자들은 ‘로드 탁송’된 차의 주행거리가 100km에 달해 탐탁지 않아 하는 실정이다.
큰돈을 내고 신차를 구입했지만 로드 탁송으로 누적 주행거리가 늘어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드 탁송을 거부하면 순번이 뒤로 밀리는 구조라 어쩔 수 없이 차를 받거나 A씨처럼 차를 직접 인수하는 구매자들도 있다.
이에 현대와 기아자동차는 품질보증 주행거리를 2000km 연장한다고 28일 밝혔다.
기아 광주공장 관계자는 “로드 탁송에 동의하는 고객에게는 주행거리 보증 연장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며 “소비자 불만이 없도록 안전 운행과 차량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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