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역대 최초로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역시 지난 10월 말까지 이미 100억달러를 넘어서며 동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과 뛰어난 품질이 농수산식품 수출 증가를 이끌었지만, 신선 농산물 수출에는 아직 장애물이 남아 있다. 바로 ‘수송 중 품질 저하’ 문제다.
신선 농산물은 선박을 이용해 먼 거리까지 수출할 경우 긴 수송 시간의 영향으로 손실률은 높아지고 품질은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딸기 등 수송 과정에서 변질되기 쉬운 신선 농산물은 비싼 물류비를 감수하고서라도 대부분 항공편으로 수출하고 있다. 높은 물류비로 해외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쉽다. 특히 2024년부터는 수출 물류비 지원 중단도 예정돼 있어 신선 농산물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신선 농산물 선박 수출 고도화 기술 개발·보급에 나섰다.
◆‘CA 기술’로 수송 중 농산물 신선도 유지
배의 품종 중 하나인 ‘원황’의 경우 한 달 이상 저장 기간이 지나면 속이 갈색으로 변해 손실이 큰데, CA 컨테이너를 이용해 북미로 3주간 수송해서 1주 이상 유통했을 때는 내부 갈변이 억제되고 품질이 유지됐다. 새송이는 유럽 수출 과정(최대 7주) 중 색이 갈색으로 변하거나 노화하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고 물러짐이 억제돼 총 8주간 품질이 보전됐다.
딸기·샤인머스캣·고구마·새송이·방울토마토 등 5종을 홍콩(2주 소요)으로 함께 실어 수출했을 때도 모든 품목의 품질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싱가포르 참외 수출 시 항공 물류비의 16% 수준”
물류비용도 항공편에 비해 저렴한 수준이다. 홍콩으로 수출되는 딸기의 경우 항공편 이용 시 20팰릿(팰릿당 2㎏짜리 200상자) 물류비가 2020만원인 반면, CA 컨테이너 선박 이용 시에는 600만원으로 항공편의 30% 수준에 그쳤다. 상품성(출발 선도 100% 기준)은 둘 다 평균 93%로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리퍼컨테이너(냉동냉장컨테이너) 이용 시 물류비는 335만원이지만, 상품성은 70%로 CA 컨테이너에 비해 낮다.
항공편을 이용해 싱가포르로 참외를 수출할 경우 물류비는 20팰릿(팰릿당 2㎏짜리 275상자)에 4860만원이지만, CA 컨테이너 선박 이용 시에는 765만원으로 줄어든다. 항공 물류비의 16% 수준이다. 상품성은 항공이 평균 95%, CA 컨테이너 선박이 평균 90%였다.
농진청은 내년 신기술 실증사업을 통해 경남 진주와 경북 성주의 수출 거점 2곳에 CA 활용 기술이 정착되도록 하고, 2024년까지 주요 수출 품목 12종에 대해 CA 활용 가이드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홍콩·베트남·싱가포르·미국 등을 상대로 CA 컨테이너 활용 실증 수출을 통해 실효성을 검증하고, CA 컨테이너 최적 환경 조건 설정 품목을 2025년까지 17종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를 통해 CA 컨테이너 활용률을 2030년까지 20%로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