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1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적절한 시기에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문 대통령과 민주당, 자신의 대선후보 지지율이 하락하자 꺼내 든 카드였다. 국민통합의 적격자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오히려 당내 반대가 거세 역풍을 맞았다.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 전 대표는 훗날 대담집 ‘이낙연의 약속’에서 “(사면론) 거론 시기와 방법이 좋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이 전 대표의 사면론 제기를 외면했던 문 전 대통령은 그해 12월 24일 ‘2022년 신년 특별사면’ 대상에 박 전 대통령을 포함시켰다. 기습 발표된 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선 후보들은 노심초사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더 그랬다. 사면 발표 나흘 뒤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한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 관련 수사가) 공직자로서 제 직분에 의한 일이었다고 하더라도 정치적으로, 정서적으로 대단히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해 민심 달래기 행보에 나서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의 사면 노림수가 무엇인지 알 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