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물가가 급등한 가운데 내년부터 자동차 보험료는 소폭 내리고 실손 보험료는 크게 오를 전망이다.
보험사들은 자동차 보험료의 경우 손해율이 낮아졌음에도 1%대 인하를 추진하면서 실손 보험료는 과잉 진료 때문에 적자가 급증한다며 10%대 인상을 추진해 경기 침체에 따른 고통 분담보다는 수익 극대화에 치중한다는 일부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000810]와 현대해상[001450], DB손해보험[005830] 등 손해보험사들은 당정의 압박 속에 자동차 보험료를 내리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막바지 요율 산정 작업을 하고 있다.
보험료가 내리는 자동차보험과 달리 4천만명이 가입한 실손보험의 보험료는 내년부터 10%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수 치료 등 과잉 진료가 급증하면서 1~4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지난해 142.5%에 이어 올해는 120%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손해율이 100%을 넘는다는 건 보험사들이 실손보험에서 적자를 내고 있다는 의미다.
보험사의 실손보험 적자 규모는 2020년 2조5천억원, 지난해 2조8천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도 2조원대 적자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오는 8일 보험연구원이 주최하는 '실손의료보험 정상화를 위한 과제' 세미나를 통해 내년부터 적용될 실손보험료 인상률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과 조율을 거쳐 오는 20일께 최종 방안이 확정될 예정이다.
지난해 말에도 실손보험료 인상과 관련해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다가 올해 실손보험료를 최대 16% 올리기로 발표한 바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올해 실손보험 손해율이 120%대 정도 나올 거로 보이는데 보험사들로서는 그만큼 적자가 계속 늘고 있는 셈이라 10%대 후반까지는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 "하지만 금융당국이 물가 등 우려하는 부분이 많아 10% 초·중반대에서 수렴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손보험은 보험을 든 고객이 병원 치료 시 부담한 의료비의 일정 금액을 보장하는 보험 상품으로 가입자만 지난 3월 기준 3천977만명에 달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료 인하든지 실손보험 인상이라든지 모두 현재 경제 및 물가 상황 등을 고려해서 봐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면서 "보험업계의 자율적이면서도 합리적인 결정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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