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과 관련해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구속된 것을 두고 "오랜 연륜과 경험을 갖춘 신뢰의 자산을 꺾어버리다니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며 재차 비판하는 입장을 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남북간에도 한미간에도 최고의 협상전략은 신뢰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구축되지 않는다. 긴 세월 일관된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서훈 실장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모든 대북 협상에 참여한 최고의 북한 전문가, 전략가, 협상가"라며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로 문재인 정부 초기 북핵 미사일 위기를 넘고 평화올림픽과 북미정상회담까지 이끌어 내면서 평화의 대전환을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뢰가 한번 무너지면 더욱 힘이 든다. 서훈처럼 오랜 연륜과 경험을 갖춘 신뢰의 자산은 다시 찾기 어렵다. 그런 자산을 꺾어버리다니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고 적었다.
앞서 지난 3일 서울중앙지법 김정민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혐의를 받는 서 전 실장에 대해 "범죄의 중대성 및 피의자의 지위 및 관련자들과의 관계에 비추어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일에도 서해 피격 수사와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정권이 바뀌자 대통령에게 보고되고 언론에 공포된 부처의 판단이 번복됐다"며 "안보 사안을 정쟁 대상으로 삼고, 오랜 세월 국가안보에 헌신해온 공직자들의 자부심을 짓밟으며, 안보 체계를 무력화하는 분별없는 처사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부디 도를 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미국에 머물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도 페이스북에서 서 전 실장 구속과 관련,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뒤집고 지우는 현 정부의 난폭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정권이 바뀌었다고, 전임 정부 각 부처가 판단하고 대통령이 승인한 안보적 결정을 아무 근거도 없이 번복하고 공직자를 구속했다"며 "그렇게 하면 대한민국의 대외 신뢰도는 추락하고, 공직 사회는 신념으로 일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훈 전 실장은 해외에서도 신뢰받는 대한민국의 귀중한 정보 및 전략 자산"이라며 "현 정부는 그런 사람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 국가의 대내외 역량을 훼손하는 오판"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