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은 축구라는 종목이 극적으로 변화하는 곳이다. 세계 최정상 선수가 국가를 대표해 팀을 이뤄 겨루는 곳인 만큼 최선의 전략과 전술이 선택돼 펼쳐지고, 이 과정에서 경기 양상도 바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2022 카타르 월드컵도 마찬가지. 4년 전과 비교해 사뭇 다른 모습의 경기들이 속속 이어지는 중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글로벌 발전 책임자인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 감독과 위르겐 클린스만 전 독일대표팀 감독 등이 4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메인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FIFA 기술 연구 그룹(TSG) 미디어 브리핑에서 내놓은 조별리그 48경기 데이터 분석 결과에서 이런 변화의 면면이 조금이나마 드러났다.
이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경기당 2.5골에 해당하는 총 120골이 나왔다. 136골이 나왔던 2014년 브라질 대회보다는 크게 줄었고, 122골의 러시아 대회보다도 다소 적다.
이런 거세진 압박을 뚫고 많은 슈팅을 만들어내는 팀이 대부분 좋은 성과를 거뒀다. 슈팅 개수 상위 10개팀 중 8개팀이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이 중에는 한국도 포함돼 있어 32개팀 중 7번째로 많은 39개를 시도했다. 아시아 6개 국가 중에선 이 부문 1위이고, 16강 진출 팀 중에선 프랑스, 브라질(이상 52개), 아르헨티나(44개), 세네갈(41개) 다음으로 많았다.
물론 무조건 많은 슈팅만 했다고 승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가장 많은 슈팅을 시도한 팀은 독일(67개)이었지만 정작 탈락했다. 한 골당 유효슈팅 개수가 4개에 달하는 등 효율적인 공격을 하지 못했던 탓이다. 한국은 유효슈팅 개수 12개로 그중 4개가 골로 연결됐다. 한 골당 유효 슈팅 3.0개를 시도한 것으로 코스타리카, 에콰도르, 사우디아라비아와 공동 15위로 중간 수준이다. 득점이 가장 효율적이었던 팀은 네덜란드(1.6개), 가장 비효율적이었던 팀은 기대 속 대회에 나섰지만 졸전 끝에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FIFA랭킹 2위 벨기에(11.0개)였다.
다만, 이들 데이터는 어디까지나 조별리그만을 기초로 한 것으로 16강 이후 토너먼트 단계는 조별리그와는 또 다른 양상을 띨 수밖에 없다. 벵거 전 감독은 “토너먼트에서 객관적인 전력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고, 클린스만 전 감독도 “토너먼트 단계에 들어서면 완전히 새로운 대회가 시작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