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교육부 조직개편의 핵심은 ‘대학 규제 완화’와 ‘국가 교육 책임 강화’, ‘디지털 교육 강화’로 요약된다. 10여년 만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윤석열정부의 국정과제에 담겼던 교육개혁 과제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목표다.
6일 교육부는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대전환, 저출산·고령화 등 사회·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해 교육개혁 과제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고자 교육부 기능을 전환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가장 큰 변화는 ‘고등교육정책실’ 폐지다. 고등교육정책실은 대학에 대한 정책 수립과 규제·감독을 담당하던 곳으로, 여러 실에 분산돼 있던 대학 관련 업무를 통합해 2011년 2월 만들어졌다. 기획조정실, 학교혁신지원실과 함께 교육부의 ‘3실’ 체제를 구성했던 핵심 실이었지만 이번 개편으로 12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현재 산하에는 고등교육정책관, 대학학술정책관, 산학협력정책관이 있다.
교육부는 고등교육정책실을 없애고 대신 ‘인재정책실’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인재정책실은 크게 △인재정책관 △지역인재정책관 △평생직업교육정책관으로 구성되며, 국가 핵심인재를 양성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학술연구 지원, 대입제도 혁신, 지역 대학 육성 등 기존 고등교육정책실에서 하던 업무는 넘겨받되, 대학의 규제를 없애는 ‘대학규제개혁국’은 인재정책실의 지휘를 받지 않는 별도 국으로 분리된다.
교육부는 “초·중등학교 등 ‘기관’ 중심의 조직을 ‘기능’ 중심으로 전환하고, 기관 성격을 규제부처에서 정책·지원 부처로 전환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교육기관 ‘관리’부처가 아닌 ‘인재 양성 플랫폼’ 부처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고등교육정책실 아래에 있던 ‘대입정책과’, ‘국립대학정책과’, ‘사립대학정책과’ 등의 과 명칭도 ‘인재선발제도과’, ‘대학경영지원과’ 등 기능을 강조하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기존에 초·중등교육 관련 업무를 하던 학교혁신실은 유아교육을 담당하던 ‘교육복지국’과 업무가 더해져 ‘책임교육정책실’로 개편됐다. ‘교육의 국가책임 강화’는 이번 정부에서 계속 강조하고 있는 슬로건이기도 하다. 책임교육정책실 산하에는 3국(책임교육정책관, 책임교육지원관, 교육복지돌봄지원관)이 있는데 이 중 교육복지돌봄지원관은 기존 ‘교육복지정책국’ 업무가 거의 넘어온 곳이다. 굳이 이름에 ‘돌봄’을 넣어 바꾼 것은 향후 유보통합(교육부의 유아교육과 보건복지부의 유아보육 통합) 추진을 염두에 두고 교육부의 돌봄 역할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교육부는 또 각 조직에 흩어져 있던 디지털 관련 기능을 통합해 ‘디지털교육기획관’을 신설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강조하던 ‘에듀테크(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교육)’, 디지털 교육 체제로의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는 목표다.
이번 정부 초기에 ‘교육부 폐지론’이 불거지면서 교육부 규모가 많이 축소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으나 교육부의 편제는 3실·14국(관)·50과로 이전과 같고, 정원도 큰 틀에서 유지된다. 교육부는 “관련 시행규칙 개정을 위한 입법예고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1월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이라며 “향후 유보통합을 위한 국이나 입시비리조사팀 등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